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라는 말은 1963년 미국의 법조문에서 최초로 등장했다. 그리고 한국에는 21세기에 들어와 언론의 보도 등을 통해 '발달 장애'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면서 급속하게 알려졌다. '발달 장애'라는 말이 널리 퍼진 결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황 파악을 못한다', '사람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한다', '느슨한 성격' 등의 지적을 받으면서, '혹시 내가 발달 장애는 아닌가?'하고 의심하며 전문의를 찾는 사람도 늘어났다.
사실 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의 정확한 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2016년에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 등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발달 장애로 진단된 사람의 수는 약 48만 1000명으로 2016년의 일본 총인구 1억 2693만 3000명 가운데 0.37% 정도였다. 한편, 2012년 일본 문무과학성의 조사에서는 전국의 초등학교·중학교 교직원들의 호답의 근거로, 보통 학급에 속한 초등학생·중학생 가운데 '학습면 또는 행동면에서 뚜렷한 어려움을 보인다'고 생각되는 학생의 비율은 약 6.5%에 이르렀다.
0. 목차
- '발달 장애'란?
- 어른의 발달장애
- '발달 장애' 진단하기
- '발달 장애'의 원인
- '발달 장애'는 치료할 수 있는가?
- '발달 장애'인 사람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
1. '발달 장애'란?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란 어떤 장애일까? 한 마디로 '발달 장애'라고 해도 엄밀하게는 몇 가지 장애로 분류되며, 그 특징도 다양하다. 또 그 분류나 명칭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발달 장애'는 크게 나누어 '자폐 범주성 장애(ASD)',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습 장애(LD)'로 분류된다. '자폐 범주성 장애(ASD)'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지능 지체를 동반하는 경우와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복수의 발달 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이 밖에 '투렛 증후군(Tourette Syndrome)', '말더듬증(Stuttering)' 등도 발달 장애에 포함된다.
1-1. 자폐 범주성 장애(ASD)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라고 들으면 우선 '자폐증(Autism)'이나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는 말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자폐증(Autism)'이란 언어 발달이나 소통 장애 등의 특진 장애이다. '자폐증' 가운데 언어나 지능 지체가 동반되지 않은 유형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장애이다. 그리고 장애 정도가 가벼운 것 등 자폐증과 관련된 장애는 여러 가지 유형이 존재해, 그들을 명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들 장애를 하나로 통합해 '자폐 범주성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라고 부르게 되었다. '범주성의 스펙트럼'이란 장애 정도가 무거운 것에서 가벼운 것까지 다양하다는 의미이다. 2013년에 공개된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 질환 진단 매뉴얼 제5판 'DSM-5'에서 사용된 명칭이다. '자폐 범주성 장애(ASD)'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대인 관계와 소통의 장애: 첫째 특징은 '대인 관계와 소통의 장애'이다. 대화의 문맥과 관계없이 뜻밖의 발언을 잘 해서 주위로부터 '상황 파악을 못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있다. 또 상대방의 표정이나 행동 같은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적절히 이해하기도 힘들다.
- 한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둘째 특징은 '한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과 흥미'이다. 외출할 때 목적지까지의 경로나 물건의 배치 장소 등 특정 대상에 대한 집착이 강하거나, 손이나 손가락을 까닥까닥하는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움직임을 자주 한다. 집단 생활에서는 쉽게 구별되어 따돌림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1-2.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또 하나의 중요한 발달 장애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분실하는 등의 '부주의', 그리고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 지껄이는 등의 '과잉행동(Hyperactivity)'이 주된 특징이다. 그리고 동시에 복수의 작업을 수행하는 '다중 작업(Multi Task)'도 하기 어렵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인 사람은 서서히 생활하기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다른 정신 질환도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Depressive Disorder)', '공황 장애(Panic Disorder)', '의존증(Dependence)'을 계기로 정신과 진찰을 받았더니, 그 배후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숨어 있는 것으로 판명된 예도 적지 않다.
참고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자폐 범주성 장애(ASD)'보다 환자수가 많아서, 어른이 된 다음 병원 진찰을 받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수는 '자폐 범주성 장애(ASD)'의 5배 이상이라는 보고가 있다. 예전에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어른이 되면서 증상이 억제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어린이 장애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환자 본인이나 주변의 노력으로 잠복해 있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어른이 되어서도 근본적으로 치료되지는 않는다.
1-3. 학습 장애(LD)
'학습 장애(LD: Learning Disabilities)'인 사람은 지능 지체는 없지만 '읽는 능력', '쓰는 능력', '계산하는 능력' 등의 능력 일부에 장애가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 가운데 몇 % 정도가 학습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취학 전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그다지 지장이 없었던 아이가, 취학 후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하고 결구 '학습 장애(LD)'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서도 '학습 장애(LD)'와 비슷한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에 예전에는 같은 장애로 생각했지만, 현재는 다른 장애로 분류한다. 다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학습 장애(LD)'는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양쪽의 특징을 모두 갖는 경우도 많다.
2. 어른의 발달장애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가 널리 알려지면서 '어른의 발달장애'도 주목받게 되었다. 이것은 학생 시절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사회에 진출한 다음 업무나 인간관계를 잘 처리하지 못해, 병원을 찾은 다음에 발달 장애로 진단되는 사례이다. 그 사례를 살펴보자.
- 사례 1: '자폐 범주성 장애(ASD)' 환자인 A씨는 어릴 때부터 사람 대하기 어려워 주로 혼자서 놀았다. 협조성이 없고 상대방이 적합한 말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소한 일로도 교사나 동급생과 충돌하며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학과 과학을 잘했기 때문에 대학원을 마친 다음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상사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해 질책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동료들도 너무 '외골수'라며 상대해 주지 않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이렇게 직장에서 고립되어서, 상사와 의사의 권유로 전문의를 찾은 결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진단을 받았다.
- 사례 2: 결혼을 하고 자식을 가진 다음 비로소 자신이 '발달 장애'였다고 느끼는 사례도 있다. 30대 후반인 B는 자신의 아이에게 과잉행동의 경향이 있어, 인터넷 등으로 조사해 보는 동안에 자신도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가 아닐까 생각했다. B가 스스로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분실하는 물건이 많았고, 서툴며 침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친구는 많았고, 대인 관계도 좋았다. 사립 유명 대학을 졸업한 후 증권 회사에 취직, 단순한 사무 작업에는 부주의로 인한 실수가 많았다. 그 후 결혼을 계기로 퇴직했지만, 정리 정돈이 서툴고 친구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B씨는 병원을 찾은 결과, 가벼운 정도의 ADHD라는 진단을 받았다.
위의 '사례 1', '사례 2'를 '어른의 발달 장애'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달 장애의 증상이 어른이 된 다음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것이다.
'자폐 범주성 장애(ASD)'인 사람은 지능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벼운 정도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라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는 부모나 교사의 조언을 잘 따르면, 문제가 그다지 커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회에 진출하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타인과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그때 중요한 타인과의 소통에서는, 언어 이외의 메시지의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가사·육아는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해야 하는 다중 작업이므로,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발달 장애'인 사람들은 모두 이런 일들을 힘들어한다. 따라서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는 '덜렁대지만 공부는 그런대로 하는 아이', '성격이 느슨하고 침착하지 못하지만 친구 관계는 별로 문제가 없는 아이'로 인식되던 사람이, 취직이나 결혼을 계기로 문제가 드러나고 '발달 장애'라는 진단을 받는 것이다.
3. '발달 장애' 진단하기
3-1. '발달 장애'를 스스로 진단하기는 어렵다.
'자폐 범주성 장애(ASD)'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지만 현재도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는 이름은 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지능에 지체가 없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사회에 알려짐에 따라 직장이나 가정에서 '상황 파악을 못 한다'는 비난을 받으면, '나의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아스퍼거 증후군이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스퍼거 증후군'을 스스로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 기준은 무엇일까? DSM-5 이전에 이루어지던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 기준을 소개한다. 진단에는 '대인 소통 장애'와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패턴' 양쪽 모두 해당되어야 한다.
- 대인 소통 장애: '대인 소통 장애'의 예로는 상대방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 등을 통해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파악하기 힘들거나, 상대방에 대한 공감력이 극도로 낮은 것을 들 수 있다. 다만 '아스퍼거 증후군'인 사람은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아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위에서 권유해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패턴: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패턴'이란 구체적으로 '물건을 한 줄로 늘어놓거나 두드리는 행위를 오래 되풀이한다', '독특한 표현을 되풀이한다', '환경 등의 조그만 변화에도 극도의 불쾌감을 호소한다'는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진단을 하는 데는 이들 증상이 어렸을 때부터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말했지만 '어른의 발달 장애'는 어른이 된 다음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증상이 있었지만 어른이 된 다음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3-2. 샐리-앤 실험
참고로 '자폐 범주성 장애(ASD)'를 진단할 때 실시되는 검사에 '샐리-앤 실험(Sally-Anne Test)'이 있다. 이 검사에서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에 장애가 있는지, 즉 타인의 생각을 추측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만 장애가 있어도 지능 지체가 없는 경우나 성인의 경우는 이런 단순 과제는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최근에는 다른 방법으로 '마음 이론'을 검증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아래의 그림은 타인의 생각을 추측하는 능력 '마음 이론'을 진단하기 위한 '샐리-앤 실험(Sally-Anne Test)' 개요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 왼쪽 아이는 '샐리(Sally)'이고, 오른쪽 아이는 '앤(Anne)'이다.
- '샐리(Sally)'는 공을 '바구니(Basket)'에 넣는다. '앤(Anne)'은 그 모습을 보고 있다.
- '샐리(Sally)'가 방에서 나간다.
- '샐리(Sally)'가 없는 사이에 '앤'이 '바구니(Basket)'에서 공을 꺼나 '상자(Box)' 안에 넣는다.
- '샐리(Sally)'가 돌아와서 공을 꺼내려고 할 때, '바구니(Basket)'와 '상자(Box)' 중 어디에서 꺼내려고 할까?
'샐리(Sally)'는 공이 '상자(Box)' 안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정답은 '바구니(Basket)'이다. 4세 어린이의 경우에는 이 문제의 정답률이 약 50%이지만, 5세 어린의 경우에는 이 문제의 정답률이 80%가 된다.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은 보통 4~5세에 완성된다. 그러나 '자폐 범주성 장애(ASD)'인 사람은 '마음 이론'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틀리는 경우가 있다.
4. '발달 장애'의 원인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의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 '발달 장애'를 비롯한 정신 질환의 대부분은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4-1. '자폐 범주성 장애(ASD)'의 원인
'자폐 범주성 장애(ASD)'에 관해서는, 예전에는 '조현병(Schizophrenia)'의 아동기 형태라고 알려졌지만 현재는 부정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유전적인 요인'이다. 최근 쌍둥이 연구에서는 쌍둥이의 한쪽이 '자폐 범주성 장애(ASD)'인 경우, 다른 한쪽도 '자폐 범주성 장애(ASD)'인 비율은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88%,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33%로 보고되어,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다고 생각된다.
또 유전성 질환을 가진 사람 가운데 '자폐 범주성 장애(ASD)'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예컨대 X 염색체의 유전자 이상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취약 X 증후군(Fragile X Syndrome)' 환자는 '자폐 범주성 장애(ASD)'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유전적 요인 외에, '임신했을 때 모체의 자궁 출혈이'나 '당뇨병', '출산할 때의 저산소 상태' 등의 영향으로 아이가 '자폐 범주성 장애(ASD)' 증상을 보이기 쉬운 것으로 생각된다.
4-2.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의 원인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뇌염(Encephalitis)' 등에 의한 뇌 손상이 원인이라는 설이 주류였다. 그러나 최근 '자기 공명 영상법(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이나 '컴퓨터 단층 촬영(CT: Computed Tomography)'으로 뇌를 촬영했더니 환자의 대부분은 뇌 손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의 치료에서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의 일종인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나 '도파민(Dopamine)'의 작용을 활성화하는 약이 효과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는 '신경 전달 물질'의 기능 장애가 원인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신경 전달 물질'의 기능 장애 자체는 ADHD의 구체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우울증(Depressive Disorder)'에 걸리면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의 분비가 줄어들고,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에 걸리면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런 질환과 ADHD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ADHD에는 다른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4-3. 가정교육 등의 요인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폐 범주성 장애(ASD)'는 '엄마의 애정 부족'이 원인이고,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는 '부모의 가정교육 부족'이 원인이라고 하는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생각은 완전히 부정되고 있다. 이미 말한 대로 '발달 장애'는 유전적인 요인이 크고, 가정교육 등의 요인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물론 학대를 포함한 적절치 않은 양육 때문에 생기는 '애착 장애(Attachment Disorder)'라는 장애의 영향으로 '타인과 접촉하고 싶어 하지 않거나, '어떤 사람과도 친한 인격'이 형성되는 경우는 있다. 전자는 '자폐 범주성 장애(ASD)'의 증상과 비슷하고, 후자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의 증상과 비슷해 혼동하기 쉬워서 이런 설이 나왔을 것이다.
5. '발달 장애'는 치료할 수 있는가?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의 치료에 대해서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치료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말한 대로 발달 장애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발달 장애'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생태적인 '특성'으로 여겨져, 고친다는 생각이 반드시 적절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약으로 장애의 특징을 어느 정도 억제하거나 환자 본인이나 주변의 적절한 행동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정도를 낮출 수는 있다.
5-1. 약물 요법
'발달 장애'의 '약물 요법'에 대해서는 '자폐 범주성 장애(ASD)'의 치료약은 현재 개발되어 있지 않다. 한편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는 약이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나 '도파민(Dopamine)'의 작용을 활성화하는 약은 ADHD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ADHD인 사람은 뇌의 '실행 기능'과 '보상계의 기능'이 약하다고 생각된다. '실행 기능'이란 '해야 할 행동을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는 등의 뇌의 기능이며, '보상계의 기능'이란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얻기 위한 기능이다. 이들 기능이 약해짐에 따라 순서를 정해 행동할 수 없는 등의 ADHD 증상이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이들 기능은 '노르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의 작용에 의한 것으로, 그들 '신경 전달 물질'의 작용을 활성화하는 약이 치료에 사용된다.
또 ADHD 환자는 생활이 불규칙해지기 쉽고, 밤에 잠을 자지 않거나 낮과 밤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수면제를 사용해 생활 리듬을 조절한다. 또 ADHD는 2차적으로 우울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도 효과적이다.
5-2. 치료 교육
한편, 발달 장애에 대한 '비 약물 요법'으로는 전문 기관의 '치료 교육'이 있다. 이 교육은 지적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은, 중증의 어린이 '자폐 범주성 장애(ASD)' 환자가 받는 것이다. '치료 교육'이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의 해결과 장래의 자립·사회 참여를 목표로, 각 개인의 발달 상태나 장애에 맞는 트레이닝과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동시에 부모도 자식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운다.
5-3. 집단 정신 요법
어른 환자 대상의 치료법으로는 정기적으로 미팅에 참가하는 '집단 정신 요법'이 있다. 이것은 '자폐 범주성 장애(ASD)' 환자 또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환자가 각각 10명 정도의 그룹을 만들어,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은지를 배워나가는 요법이다.
6. '발달 장애'인 사람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를 가진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가 '자폐 범주성 장애(ASD)'인 사람 가운데 1~10% 정도가 해당된다고 알려진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다. '서번트 중후군(Savant Syndrome)'은 '발달 장애'나 '지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 가운데 경이적인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왜 이런 능력을 발휘하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자폐 범주성 장애(ASD)' 환자는 종합적인 정보 처리 능력이 낮기 때문에, 그 보상으로 특정 능력에 국한해 정보 처리 능력이 매우 높아졌다는 가설이 있다. 또 주로 '자폐 범주성 장애(ASD)' 환자 중에는 '공감각(Synesthesia)'을 가진 사람이 있다. '공감각'이란 '문자에서 색을 느끼거나, 소리에서 색을 느끼는' 등 어떤 감각 자극에 대해 본래의 감각과는 다른 감각이 동시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특수한 능력까지는 아니더라도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가 아니고서는 보일 수 없는 뛰어난 집중력과 독특한 시점·발상을 통해, 가끔 자연과학이나 예술 분야에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도 있다. 예컨대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 등을 쓴 동화 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등의 저자인 '루이스 캐럴(Lewis Carrol, 1832~1898)' 등은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그 행동 특성으로 미루어 볼때 '발달 장애'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발달 장애'인 사람들은 직장이나 가정에서 '인간관계', '업무', '가사', '육아' 등이 원만하지 않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특성을 잘 살리면, 사회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특성에 맞는 업무를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 '자폐 범주성 장애(ASD)'인 사람에게는 '사무 작업' 등 조용한 장소에서 꾸준히, 자신에게 적합한 속도로 할 수 있는 일이 적합하다. 그에 비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인 사람은 '사무 작업'에 서툴다. 그 대신, 사람 사귀기 좋아하는 특성을 살린 '영업 업무'나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 등의 '예술적 업무', '기획이나 아이디어를 내는 업무' 등에 적합하다.
'발달 장애'인 사람이 활약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도 '발달 장애'에 대해 분명히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일도 중요하다. '발달 장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올바른 대응을 통해, 발달 장애를 가진 사람이 그 특성을 살려 사회에서 빛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