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텔레포테이션(Quantum Teleportation)
멀리 떨어진 곳에 물질을 전송하는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 순간 이동)' 기술은 SF에서 친숙한 기술이다. 그런데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는 현상을 이용하면 '양자 텔레포테이션(Quantum Teleportation)'이라는 기술을 실현할 수 있다. 실은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양자 정보 통신(Quantum Information Communication)' 기술이나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 등에 이미 응용되고 있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 지구에서 달로 고양이 전송하기
- 양자 얽힘
-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메커니즘
- 안전하고 확실한 '양자 정보 통신'
- '양자 텔레포테이션 장치'는 그 자체가 '가장 간단한 양자 컴퓨터'
- 서로 다른 물질 사이에도 양자 텔레포테이션이 가능하다.
1. 지구에서 달로 고양이 전송하기
미래의 어느 날, 지구에서 '월면(달 표면)' 기지로 수송하는 작업은 '양자 텔레포테이션(Quantum Teleportation)'에 의해 이루어진다. 월면 기지에 있는 가족에게 '텔레포테이션 장치'를 사용해 지구에서 고양이를 전송하려 한다. 수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메커니즘을 살펴보자.
- 1단계: 지구 쪽에는 '양자 측정기'와 '양자 송신실'이라는 방이 있다. 그리고 달 쪽에는 '양자 송신실'과 '양자 얽힘'이라는 특수한 관계로 이어진 '양자 수신실'이 있다. '양자 송신실'과 '양자 수신실'에는 충분한 양의 물질이 들어 있다.
- 2단계: 고양이를 양자 측정실에 넣고, 고양이를 구성하는 물질의 정보를 '얽힘 측정(Entanglement Measurement)'이라는 특수한 방법으로 측정한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양자 측정실'의 고양이와 '양자 송신실'의 원자 사이에 강제적으로 '양자 얽힘' 관계를 만들어 내는 그런 측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측정과 연동해 달에 있는 '양자 수신실'의 원자 상태도 순식간에 변한다. 그런데 측정을 하면 고양이를 구성하는 물질의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고양이는 파괴되어 버린다. 또 고양이를 측정한 결과는 전파로 달에 보낸다. 지구와 달은 약 38만 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파가 이르기까지는 약 1.3초 걸린다.
- 3단계: '달의 수신실'의 물질 상태는 '양자 얽힘'을 매개로 변하지만 고양이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지구에서 전파를 이용해 도달한 고양이 측정 결과의 정보를 사용해 수신실의 상태를 보정한다. 그러면 지구에 있던 고양이와 똑같은 고양이가 달의 수신실에 나타난다. 측정에 의해 지구 쪽의 고양이 상태는 파괴되었기 때문에 고양이는 달 쪽에만 있게 된다.
1-1. 전송 전과 전송 후의 고양이는 같은 고양이인가?
'양자 텔레포테이션(Quantum Teleportation)'은 SF에 나오는 텔레포테이션 처럼 물질 그 자체를 전송하는 것은 아니다. 송신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물질의 정보이다. 고양이는 지구에서 보낸 정보를 바탕으로 달에 있는 물질을 사용해 '재구성'되었다. 과연 수송 전과 수송 후의 고양이는 같은 고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양자 텔레포테이션에 의해 생긴 '수신하는 쪽의 물질'은 '송신하는 쪽의 물질'과 모든 양자의 상태가 같다. 그리고 같은 원소의 원자임에도 틀림없다. 지구에 있는 탄소 원자와 달에 있는 탄소 원자를 구별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완전히 똑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는 원자핵의 중성자 수 등 모든 상태가 같은 원자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구에 있던 고양이'와 '달에서 재구성된 고양이'를 원자 수준에서 비교해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똑같은 고양이라고 할 수 있다.
2. 양자 얽힘
지구에서 달로 고양이를 보내는 예에서, 지구와 달의 텔레포테이션 장치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는 특수한 관계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지구의 고양이의 상태를 측정하면, 멀리 떨어진 달에도 그 영향이 순식간에 전해졌다. 그런데 '양자 얽힘'이란 과연 무엇일까?
'양자 얽힘'의 존재를 최초로 지적한 사람음은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다. '아인슈타인'과 '보리스 포돌스키(Boris Podolsky, 1896~1966)' '네이선 로젠(Nathan Rosen, 1909~1995)' 등 세 사람의 물리학자는 '물리적 실재의 양자 역학에 의한 설명은 완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1935년에 함께 발표했다. 그들은 이 논문에서 나중에 '양자 얽힘'이라고 부르게 되는 '기묘한 원격 작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정교한 사고 실험을 통해 지적했다. 나중에 '양자 얽힘'의 존재를 제시한 이 논문은 세 사람의 이름 머리 문자를 따서 EPR 논문이라고 한다.
논문에서 말한 사고 실험과는 다르지만, '양자 얽힘'을 빛의 소립자인 '광자(Photon)'을 사용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광자의 편광(빛의 파동의 진동 방향)' 상태는 '수평 방향'과 '수직 방향' 두 방향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이 불가사의한 상태를 '중첩(Superposition)'이라고 한다. 단, 관측을 하면 중첩 상태가 사라져, 편광 방향은 어느 한 방향으로 정해진다. 특수한 장치를 사용하면, 편광 방향이 중첩 상태이면서 서로 방향이 90° 달라지는 관계성을 가진 '광자의 쌍'을 만들 수 있다. 그 관계성을 유지한 채 광자의 쌍을 떼어 놓는다. 멀리 떨어진 뒤 한쪽 광자의 편광 방향을 측정했는데 가로 방향이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순간 다른 한쪽 광자는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편광 방향이 세로방향으로 확정된다. 이런 광자 쌍의 불가사의한 관계성을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등은 이렇게 주장했다. '양자론을 믿는다면, 몇 억 광년 떨어져 있어도 어느 광자의 측정 결과가 다른 한쪽 광자에게 순식간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광속을 넘어 정보가 전해질 수 없으므로 그런 기묘한 일은 있을 수 없다. 즉 양자론은 틀렸다.' 하지만 훗날 '양자 얽힘'은 확실히 일어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얽힌 두 광자' 사이에는 영향이 순식간에 전해지는 것이다.
3.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메커니즘
3-1.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물질 자체의 순간 이동은 아니다.
'양자 얽힘' 상태로 할 수 있는 것은 '광자'만이 아니다. 현재는 '전자', '원자', '이온', '원자 집단' 등에 대해서도 '얽힌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고양이의 텔레포테이션'에서는 고양이를 구성할 정도의 대량의 원자를 지구와 달 사이에서 '양자 얽힘' 상태로 해서, 고양이를 구성하는 물질 정보를 전하는 데 이용했다. 고양이 같은 큰 물질을 원격지에 전송하는 일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다. 한편, 미시적인 물질의 경우는 원격지에 같은 물질 상태를 재현하는 기술이 이미 실현되어 있다. 그것이 '양자 텔레포테이션(Quantum Teleportation)'이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기본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다.
-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기본적의 흐름을 그린 것이 아래의 그림이다. 광자를 사용해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하는 일을 생각해 보자.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하려는 광자를 '광자 X'라고 하자. 그와는 별도로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두 광자 '광자 A와 광자 B'를 준비한다.
- 광자 X를 광자 A에 부딪쳐서 2개를 강제적으로 양자 얽힘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어떻게 두 광자가 얽혔는지를 측정한다. 이것을 '얽힘 측정'이라고 한다.
- 그것에 강제적으로 양자 얽힘 상태가 된 X와 A의 상태가 변하며, 광자 A와 원래 양자 얽힘 상태였던 광자 B의 상태도 광자 A에 얽혀 순식간에 변한다.
정리하면 '광자 X'가 '광자 A'와 부딪치고, 떨어진 곳에 있는 '광자 B'가 '광자 X'로 변한다. '광자 X'가 '광자 A'가 있는 곳에서 '광자 B'가 있는 곳으로 실질적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것이 '양자 텔레포테이션'이다. 위에서 언급한 '고양이 텔레포테이션'과 비교해서 말하면 '광자 X'가 고양이, '광자 A'가 '양자 송신실'의 원자, '광자 B'가 '양자 수신실'의 원자에 해당한다. 일련을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물질 그 자체를 원격지에 전송하는 것도 아니며, 순간 이동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SF 영화에서 흔히 묘사되는, 일상적인 물체가 순간 이동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3-2. '얽힘 측정의 결과'의 전달은 왜 필요할까?
'양자 텔레포테이션(Quantum Teleportation)'에서는 '양자 얽힘'을 통한 전달 이외에, 종래의 통신 수단을 사용해 '얽힘 측정의 결과'를 전송하는 곳에 전달해야 한다. 왜 양자 얽힘만으로는 충분한 정보가 전해지지 않을까?
전송하고자 하는 광자 X와 광자 A를 부딪쳐 양자 상태를 서로 섞어 측정하면, 두 광자는 아래 그려진 4종의 양자 얽힘 상태 가운데 어느 한 상태가 된다. '수신 쪽(광자 B)'에 보충 정보로 전달하는 것은 이 4종의 양자 얽힘 상태 중 어느 것이 되었는가라는 측정 결과이다. 광자 X와 광자 A가 4종 중의 어느 상태가 되는지는 확률적이다. 광자 A 상태가 변한 순간에 그 쌍인 광자 B에는 양자 얽힘을 통해 광자 A의 상태 변화가 전해진다. 그러나 4종 중의 어느 상태가 되었는지는 불명인 채 전해진다. 4종 중의 어느 패턴이 되었는지를 송신 쪽에서 측정해 그 측정 결과를 사용해 광자 B를 보정함으로써, 비로소 광자 B에 남아 있던 확률적인 부분이 사라지고, 광자 B에서 광자 X의 정보를 올바로 재생할 수 있는 것이다.
3-3. 얽힌 광자의 쌍을 만들어 미리 송신 쪽과 수신쪽에 배송해두어야 한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하는 사전 준비로, '양자 얽힘' 상태가 된 광자 등의 쌍을 만들고 송신하는 쪽과 수신하는 쪽에 그들을 배송해두어야 한다. '양자 얽힘'을 만드는 일은 매우 고도의 기술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은 만들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양자 얽힘'을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예컨대 광자를 특수한 결정에 통과시키는 방법이 있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광자(예컨대 높은 진동수를 가진 레이저광)'를 '붕산바륨' 등의 결정에 통과시키면, 낮은 에너지의 광자 2개가 '양자 얽힘' 상태가 되어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또 전자 2개를 특수한 좁은 공간에 들어가게 해도 양자 얽힘 상태가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파울리의 배타원리(Pauli Exclusion Principle)'에 따르면, 전자는 '스핀(입자의 자전 같은 성질)'의 방향이 서로 반대가 아니면 아주 가깝게는 접근하지 못하는 성질이 있다. 그 성질을 이용해 전자의 쌍을 양자 얽힘 상태로 할 수 있다. 이렇게 양자 얽힘 상태로 만든 뒤, 광자나 전자의 쌍을 적당한 거리까지 떼어 놓으면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사전 준비가 끝난다.
3-4. 큰 물질을 대상으로 양자 텔레포테이션 하기는 왜 어려울까?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전송하려는 물질의 정보를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얽힘 측정'하기 위해서는 대상이 '양자 상태'로 있어야 한다. '양자 상태'란 중첩 등 양자 역학의 특징적인 성질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원자 등의 미시적인 물질이 단독으로 존재할 때는 양자 상태가 되지만, 큰 물질은 기본적으로 양자 상태가 되지 않는다.
관계되는 물질의 양이 많을수록 양자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나아가 양자 상태를 파괴하는 원인이 되는 공기 분자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진공 속에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생물을 산 채로 양자 텔레포테이션으로 전송하기는 어렵다. 또 원자가 많아지면 측정해서 전송해야 할 정보량이 막대해지는 등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큰 물질의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4. 안전하고 확실한 '양자 정보 통신'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유력한 이용법의 하나가 통신 분야의 응용이다. 통신에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사용하는 목적은 '확실성'과 '안전성'이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에서는 양자 억힘 상태를 송신하는 쪽과 수신하는 쪽에 갖출 수 있다면, 아무리 원거리라도 양자 얽힘을 매개로 해서 수신하는 쪽에 직접 정보를 전할 수 있다. 양자 얽힘을 사용하면 도중에 신호가 약해지는 등의 이유로 중요한 정보가 사라지는 경우가 없다. 또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사용하면 내용을 완전히 비밀로 한 채 통신할 수 있다. 내용을 밝히지 않고 원격지에 있는 양자 컴퓨터에 데이터 처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받거나,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밝히지 않고 전자 투표를 할 수 있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사용하는 '양자 정보 통신(Quantum Information Communication)'은 통신을 하는 양쪽 당사자 사이에 미리 '양자 얽힘' 상태의 광자 등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 얽힘 상태의 광자 쌍을 만들고, 그중 하나를 광섬유로 수신하는 쪽에 보내면 준비 완료이다.
광섬유는 투명도가 매우 높은 유리로 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도중에 빛이 약해지기 때문에 광자가 도달하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는 광섬유로 광자를 보낼 수 있는 거리는 100km 정도가 한계이다. 그 이상 먼 거리에서 '양자 정보 통신'을 하려면 '양자 중계'가 필요하다. 짧은 거리에서 '양자 얽힘'을 복수로 만들고 나중에 그들을 '통합'해 송신자와 수신자를 잇는 긴 양자 얽힘을 만드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연구팀은 지상에서 '양자 중계'를 하지 않고, 단숨에 먼 곳으로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광자를 보내는 작업에 성공했다. 바로 인공위성을 사용해 우주에서 광자를 보내는 방법이다. 중국의 연구팀은 양자 정보 통신 전용의 인공위성 '모쯔(墨子)'를 2016년에 발사해 우주에서 광자 쌍을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법을 통해 중국 내의 1200km 떨어진 곳에서 '양자 정보 통신'을 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다른 연구팀은 7400km 떨어진 오스트리아와 '양자 정보 통신'을 하는 데 성공했다.
5. '양자 텔레포테이션 장치'는 그 자체가 '가장 간단한 양자 컴퓨터'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이용법으로 활발하게 연구되는 것이 '양자 컴퓨터'에 대한 응용이다. '양자 컴퓨터'는 미시적인 물질의 '중첩 상태'를 이용해 많은 계산을 하는 동시에 병렬 계산이 가능한 컴퓨터이다. 양자 컴퓨터는 아직 연구 개발 단계에 있으며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종래의 컴퓨터에 비해 여러 가지 문제를 압도적으로 빨리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은 '양자 텔레포테이션' 장치는 그 자체가 가장 간단한 양자 컴퓨터라고 한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양자 얽힘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 정보를 보낼 수 있는데, 정보를 보냄과 동시에 정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정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계산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양자 컴퓨터'는 '원격지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특징뿐만 아니라 '정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특징도 이용한다. '광자(Photon)'를 사용한 '양자 텔레포테이션'으로 계산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예컨대 '2'라는 정보를 가진 광자가 있다고 하자. 이 광자로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하면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광자 쌍을 매개로 '2'라는 정보를 가진 광자가 다른 곳에 나타난다. 이 일련을 흐름을 '계산'이라고 생각하면, 입력한 광자의 정보 '2'에 '×1'의 계산을 하고 '2'의 정보를 가진 광자를 출력했다고 간주할 수 있다. (2×1=2)
- '입력한 정보를 그대로 출력하는(×1을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양자 텔레포테이션이지만, 실은 '+3'이나 '×2' 등의 계산을 한 뒤 정보를 이동시킬 수도 있다. 그 경우의 일련의 흐름을 나타낸 것이 아래의 그림이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연속적으로 하면 '(2+3)×2=10'과 같이 복수의 계산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광자에 '2'와 같은 정보를 갖게 하는 방법으로는, 광자의 '파동'으로서의 '진동의 크기(진폭)'에 차를 덧붙여 그것으로 수를 표현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또 양자 컴퓨터의 큰 무기인 '중첩(Superposition)'을 사용한 계산도 물론 할 수 있다. '2'뿐 아니라 '3'이나 '4' 등도 동시에 중첩시킨 광자를 사용해 양자 텔레포테이션에 의한 계산을 할 수 있다면, 중첩된 모든 수에 대해 동시에 계산한 셈이 된다.
5-1. 복잡한 계산에는 다수의 양자 얽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소개한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두 광자의 '양자 얽힘'을 사용한 것이다. 양자 컴퓨터로서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훨씬 복잡하게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조합시켜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1회의 계산'을 하기 위해 '1회의 양자 텔레포테이션'이 필요하다. 예컨대 '+3' 다음에 '×2'라는 계산을 하려면 '2회의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연속적으로 해야 한다.
광자를 사용한 '양자 텔레포테이션'의 경우,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여러 번 하려면 그 횟수만큼 양자 텔레포테이션 장치가 필요해져 장치 전체가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같은 양자 텔레포테이션 장치를 루프 모양으로 여러 번 이용해 장치 전체를 작게하는 방법 등이 고안되어 있다.
또 두 광자의 양자 얽힘을 여러 개 준비해 여러 번 양자 텔포테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수의 광자를 양자 얽힘으로 만들어두고, 즉 '다자 간 양자 얽힘'을 만들어두고, 복수의 계산을 단숨에 하는 방법도 연구된다. 또 '한 방향 양자 계산'이라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예컨대 광자 10개로 이루어지는 '다자 간 양자 얽힘'을 만들어 둔다, 거기에 '2'라는 정보를 가진 광자를 입력하고 순차적으로 적절한 측정과 보정을 해 나가면, 차례로 양자 텔레포테이션이 일어나면서 최초의 정보 '2'에 '+4', '÷2', '×3' 등의 계산이 이루어지는 구조이다.
6. 서로 다른 물질 사이에도 양자 텔레포테이션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소개한 양자 텔레포테이션에는 계산에 의해 상태가 바뀌는 일은 있어도, 전송 전후의 입자 종류는 '광자→광자'로 같았다. 그런데 실은 다른 종류의 입자 사이에서도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할 수 있다. '광자와 전자', '전자와 핵자' 등 다른 종류 사이에서 양자 얽힘을 만들 수 있다. 그러한 이종 사이의 양자 얽힘을 이용하면 이종 간 양자 텔레포테이션도 할 수 있다. '전자'나 '광자'는 정보의 그릇이나 매체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종 간에도 문제가 없다.
예컨대 광자가 가지고 있는 양자 정보를, 전자를 매개로 해서 다이아몬드를 구성하는 탄소 원자의 원자핵에 양자 텔레포테이션으로 옮길 수 있다. 광자는 광속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긴 거리를 전송하는 데 적합하다. 한편, 광자는 정보를 장시간 간직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그 점에서 다이아몬드는 '양자 텔레포테이션에 의해 전송된 정보를 '비교적 장시간(~10초)' 간직할 수 있다. 즉 정보의 기록 장치에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