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PRISER - Tistory 2023. 3. 10. 09:31

0. 목차

  1. '독'이란 무엇인가?
  2. '자연 독'과 '인공 독'
  3. 독의 강도
  4. '신경의 작용'을 방해하는 독
  5. '세포 호흡'을 방해하는 독
  6. '광물 독'은 무색무취해 알아차리기 어렵다.
  7. 약물이 중독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8. 다양한 독에 대한 대처법

1. '독'이란 무엇인가?

 '독(Poison)'이란 무엇일까? 독은 인간과 만남으로써 독이 되었다. 인간과의 관계가 없다면 단순한 화학물질에 지나지 않는다. 화학 물질 중에는 '생물 활성(Bioactive)'이라고 해서, 생물에 대해 어떤 작용을 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작용을 하면 '독(Poison)', 바람직한 작용을 하면 '약(Medicine)'으로 불린다.

 예를 들어 독초로 유명한 '투구꽃(학명: Aconitum jaluense)'은 예로부터 암살 등에 사용되었다. 투구꽃을 먹으면 입이 마비되고 구토가 나며 중증인 경우는 죽음에 이른다. 한편, 그 뿌리를 건조해 독을 약화시킨 것을 '부자(附子)'나 '오두(烏頭)'라고 하며 한방약으로 사용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커피나 차에 포함된 '카페인'에도 바람직한 작용과 그렇지 않은 작용이 있다. 카페인은 졸음이나 권태감 해소 등에 효과가 있어 의약품으로도 사용되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하면,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물이나 소금도 한 번에 대량으로 섭취하면 중독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인류가 독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8000년보다 전인 구석기 시대 무렵이라고 한다. 그 무렵에는 동식물의 독을 바른 독화살을 사냥에 사용했다. 그로부터 세월이 지나면서, 이번에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독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기원전 470~기원전 399 무렵)'는 '독미나리(Water Hemlock)'로 처형되고, 고대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 7세(기원전 69~기원전 39 무렵)'는 스스로 독사에 물려 자살했다. 근대 이후에는 전쟁에서 독가스를 사용하거나, 공업이 발전하면서 환경오염이 심해지는 등, 독과 인간의 관계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인류 역사의 이면에는 항상 독의 역사가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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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연 독'과 '인공 독'

 한 마디로 독이라고 해도 독에는 방대한 종류가 있다. 독은 '자연 독(독은 자연계에 원래 존재하는 독)'과 '인공 독(사람이 만든 독)'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2-1. 자연 독

 식물이 가진 독의 대부분은 '알칼로이드(Alkaloid)'라는 종류의 물질이다. '알칼로이드'는 질소 분자를 포함한 저분자량의 유기화합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생물 활성을 지닌 것이 많다. 단 질소 분자량을 포함한 저분자량의 유기화합물이라고 해도 '아미노산'이나 '핵산' 등은 제외한다. 예를 들어 투구꽃 독의 주요 성분은 '아코니틴(Aconitine)'이라는 '알칼로이드'이다. 그리고 수선화에는 주로 '리코린(Lycorine)'이라는 알칼로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수선화 잎은 부추와 비슷해 잘못 먹기 쉽고, 먹으면 설사와 구토 등을 일으킨다.

 동물의 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먼저 복어를 떠올릴 것이다. 복어의 간이나 알집 등에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강한 독이 포함되어 있어 식중독을 일으킨다. 참고로 '테트로도톡신'도 '알칼로이드'이다. '장수말벌'이나 '반시뱀', '살무사' 등의 생물도 독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 생물의 독 성분은 아미노산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펩티드(Peptide)'나 '단백질'이다. 또 벌의 독은 단백질과 알칼로이드 등 다양한 독이 섞여 있기 때문에 '독 칵테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밖에 '병원성 미생물'이라고 불리는 생물도 독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식중독의 한 원인이 된다. 장관 출혈성 대장균 'O157'이 지닌 독은 '베로톡신(Verotoxin)'이라는 단백질이다. 일본에는 1996년에 O157에 의한 식중독 집단 발생이 전국적으로 이어져, 그 이후 후생노동성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이때 당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밖에도 자연 독으로는 '비소(As, 원자번호 33번)'나 '수은(Hg, 원자번호 80번)', '납(Pb, 원자번호 82번)' 등의 광물 독이 예로부터 잘 알려져 있다. 1998년에 일본에서는 비소 화합물 '아비산(Arsenous Acid)'을 사용한 '와카야마 독극물 카레 사건'으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여름 축제에서 카레를 먹은 사람들이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 갔고, 그중 4명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자연계에 있는 주요 독
식물 독 아코니틴(투구꽃), 리코린(수선화), 니코틴(담배), 리신(아주까리) 등
동물 독 테트로도톡신(복어), 독성을 가진 단백질·펩티드(해파리, 벌, 뱀류), 바트라코톡신(독화살개구리) 등
버섯 독 이보텐산(광대버섯), 무스카린(땀버섯) 등
미생물 독 보툴리누스 독소(보툴리누스균), 베로톡신(O157), 콜레라톡신(콜레라균) 등
광물 독 수은, 비소 , 카드뮴, 납, 탈륨, 주석, 안티모니 등
화산성 가스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

2-2. 인공 독

 '청산가리'라고도 불리는 '시안화칼륨(KCN, 청산칼륨)'은 '청산나트륨(NaCN)'과 함께 금속 도금에 사용되는 공업적으로 중요한 화합물이었지만, 지금은 독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2009년 7월에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과 충청남도 보령에서 누가 가져다 놓은 지도 모르는 청산가리가 포함된 막걸리를 마시고 여러 명이 죽는 사고가 일어났다. 청산가리를 이용한 범죄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많다. 나치는 청산가리로 시안화수소 가스를 제조하여 밀폐된 가스실에 주입하여 많은 생명을 앗아버렸다. 시안화수소 가스는 청산가리에 황산을 부으면 즉석에서 발생한다. 미국에서도 두통약으로 유명한 타이레놀에 청산가리 분말을 몰래 집어넣어서 사람들이 먹고 죽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적도 있다.

 한편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화학 물질로 인해 환경 오염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화학 물질의 하나가 '메틸수은(Methylmercury)'이다. 이 물질은 1950년대 중반 일본 구마토모현 미타미타시에서, 그리고 1960년대 중반에 니가타현에서 일어난 '미나마타병(Minamata Disease)'의 원인이 되었다. 이때는 공장에서 사용한 '황산수은(HgSO)'으로부터 생성된 '메틸수은'이 바다로 흘러나가, 바닷물 속에서 먹이사슬을 통해 물고기와 조개류에 축적되었다. 그리고 이 수산물을 먹은 주민에게 감각·운동·언어 장애 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났다.

 인간은 전쟁이나 테러에 사용하는 독도 만들어 냈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는 '염소 가스'가 독가스가 생산되어 대량으로 사용되었다. 또 제2차 세계 대전' 때 나치 독일이 만든 '사린(Sarin, 약어: GB)'은 일본의 옴진리교에 의해 '1994년 마쓰모토 사린 사건(사망자 8명)'과 '1995년 지하철 사린 사건(사망자 13명)'에 사용되어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인간이 만든 주요 독
환경 오염의 원인 독 메틸 수은, PB(폴리염화바이페닐), 아황산가스 등
신경 독 사린, VX 등
공업 제품의 독 청산 칼륨, 청산나트륨, 각종 농약 등
부적절한 처리로 발생하는 독 다이옥신 등
향전신성 의약품 헤로인, LSD, 각성제 등

3. 독의 강도

 지금까지 다양한 독을 살펴보았는데, 종류에 따라 '독의 강도'는 다르다. 그래서 극히 소량으로 강한 독성으로 보이는 것도 있고, 일정한 양이 아니면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있다. 독의 강도를 수치화한 지표로 사용되는 것이 'LD50'이라는 값이다. LD50은 'Lethal Dose 50(반수 치사량)'의 약자로, 투여된 생쥐 종류 동물의 절반이 죽는다고 추정되는 양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투구꽃'의 독인 '아코니틴(Aconitine)'의 LD50은 섭취한 동물의 체중 1kg당 120μg이다. 인간에 대한 독성도 같다고 가정해 그것을 체중 60kg의 사람으로 계산하면, '120μg(7.2mg)'이 된다. 결국, 체중 60kg인 사람에게 단순 계산으로 '아코니틴' 7.2mg을 투여하면 50%의 확률로 죽는다는 뜻이다.

 아래의 표는 주요 독의 강도를 '반수 치사량(LD50)'으로 비교한 것이다. *가 붙은 것은 '반수치사량'이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 치사량(어떤 생물을 죽이는 데 필요한 최소 독의 무게)'의 값을 나타낸 것이다. 최강의 독은 '보툴리누스균(Clostridium Botulinum)'이 만들어내는 '보툴리누스 독소(Botulinus Toxin)'이다. '보툴리누스 독소'는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의 약 3000만 배나 강한 독이다. 식물 독으로 가장 강한 것은 '아주까리(피마자)'라는 식물에 포함된 독성이 있는 단백질인 '리신(Ricin)'이다. 참고로 여기에서 리신은 아미노산의 '리신(Lysine)'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이 순위를 보면, 일반적으로 '자연 독'이 '인공 독'보다 상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공 독'인 '청산칼륨'의 강도는 복어 독의 10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최강의 인공 독인 'VX'도 독성은 '보툴리누스 독소'의 5만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독성 순위 반수치사량(LD50) 유래
보툴리누스 독소(Botulinus Toxin) 0.0003* 미생물 유래
파상풍톡신 0.002* 미생물 유래
리신(Ricin) 0.1 식물 유래
팔리톡신(Palytoxin) 0.5 미생물 유래
바트라코톡신(Batrachotoxin, BTX) 2 동물 유래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10 동물 유래
VX(분자식: C11H26NO2PS) 15 인공 독
아코니틴(Aconitine) 120 식물 유래
사린(Sarin, 약어: GB) 420 인공 독
청산칼륨(시안화칼륨, 분자식: KCN) 10000 인공 독

독은 입이나 코, 근육 등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운반된다. 그렇다면 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몸에 해를 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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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경의 작용'을 방해하는 독

 '신경 독(Neurotoxin)'은 '신경의 작용을 방해하는 독'으로, 몸을 제어하는 '신경계(Nervous System)'에 작용해 근육 등의 마비를 일으킨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강한 독'의 대부분은 '신경 독'이라는 종류의 독이다.

 '신경계(Nervous System)'가 근육과 장기를 제어할 때는 '신경 세포'가 서서히 흥분함으로써 정보를 전달한다. 구체적으로는 '전도(Conduction)'와 '전달(Delivery)'이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정보를 전한다. '전도'란 전기 신호가 신경 세포 안에서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전기 신호가 신경 세포 끝까지 전해지면 '시냅스(Synapse)'라는 신경 세포의 접합부에서 '신경 전달 물질'이 방출된다.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을 다른 신경 세포가 '수용체'라는 부분에서 받아들임으로써 정보가 전해지는데, 이것이 '전달'이다. '전도'와 '전달' 중에 어느 하나가 막히면 신경계는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신경 독'에는 '전도를 방해하는 독'과 '전달을 방해하는 독'이 있다.

4-1. '전도'를 방해하는 독

 먼저 '전도(Conduction)'를 방해하는 독을 살펴보자. '복어 독'은 신경 세포 표면에 있는 '나트륨 이온 채널'의 작용을 방해한다. '나트륨 이온 채널(Sodium Ion Channel)'이란 전기를 띤 나트륨 이온을 신경 세포 안으로 받아들이거나 배출하는 부분을 가리킨다. 이 작용으로 인해 신경 세포 안에서 전기 신호가 발생하거나 신호가 멈춘다. 독 때문에 '나트륨 이온 채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기 신호가 전해지지 않고, 그 결과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4-2. '전달'을 방해하는 독

 '전달(Delivery)'을 방해하는 독도 있다. 예를 들어 '쥐돔 무리(Striated Surgeonfish, 학명: Ctenochaetus striatus)' 등의 물고기와 조개류가 가진 '마이토톡신(Maitotoxin)' 등은 '칼슘 이온 채널(Calcium Ion Channel)'의 작용을 방해한다. '칼슘 이온'은 '신경 전달 물질'이 '시냅스 소포'라는 주머니에서 방출될 때 만들어진다. 따라서 채널의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경 전달 물질'의 방출을 조절할 수 없게 된다. 또 '보툴리누스 독소'는 시냅스 소포가 열리지 않도록 작용한다.

 이 밖에도 '흰독말풀' 등의 식물에 포함된 '아트로핀(Atropine)'은 신경 전달 물질의 일종인 '아세틸콜린 수용체(Acetylcholine Receptor, AChR)'에 결합해,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에 의한 전달을 방해한다. 또 정보 전달을 끝낸 '아세틸콜린'은 신경 세포가 계속 흥분하지 않도록 '콜린에스테라아제(ChE: Cholinesterase)'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사린(Sarin)'은 이 효소와 결합해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방해한다. 그러면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흥분한 상태가 되어, 경련이나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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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세포 호흡'을 방해하는 독

5-1. 청산칼륨

 '사극(Historical Drama)'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청산칼륨(KCN)'은 '청산 이온(시안화 이온, CN-)'과 '칼륨 이온(K+)'으로 이루어진 화합물이다. '청산칼륨'은 극소량으로도 단시간에 목숨을 뺏는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청산칼륨'을 마시면 위산으로 분해되어 '청산 가스'가 발생한다. 이 가스는 식도를 거슬러 올라가 기도를 거쳐 폐에서 흡수되어,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돈다. 혈액에 녹은 청산 가스는 '청산 이온'과 '수소 이온'으로 분해되고, '청산 이온'은 온몸의 세포 안에 있는 '시토크롬 산화효소(Cytochrome Oxidase)'와 결합한다. '시토크롬 산화효소'는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에 산소를 보내 주는 단백질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받아들인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호흡(Cellular Respiration)'을 한다. 본래는 산소가 '시토크롬 산화효소'와 결합해 '미토콘드리아'까지 운반된다. 그러나 청산칼륨을 흡수하면 '산소' 대신 '청산 이온'이 결합하기 때문에, '시토크롬 산화효소'는 산소를 미토콘드리아에 운반할 수 없게 되어, 온몸의 세포에서 세포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로 어지럼,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일어나며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른다.

5-2. 일산화탄소

 '일산화탄소(CO)'도 '청산칼륨'처럼 '세포 호흡'을 방해하는 독성을 가진 기체이다. '일산화탄소'는 주방 기기나 석유난로의 '불완전 연소' 등에 의해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기체이다. 그 독성은 산소가 온몸으로 운반되는 것을 방해하는 점에 있다. 산소는 혈액 속에 있는 '헤모글로빈(Hemoglobin)'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온몸으로 운반된다. 그러나 일산화탄소는 산소의 약 200배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기 쉽기 때문에, 산소 대신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온몸에 산소 결핍 상태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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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광물 독'은 무색무취해 알아차리기 어렵다.

 '광물 독'의 일종인 '탈륨 이온(Tl+)'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칼륨 이온(K+)' 대신 몸속에 흡수되어, 신경이나 심장 근육에서 전기 전도르 방해한다.

 '탈륨 화합물'을 이용한 살인 사건도 이따금 일어난다. 예컨대 '아세트산탈륨'은 냄새와 색깔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탈모'로, 이것은 '탈륨 이온'이 머리털의 주성분인 '케라틴(Keratin)'을 합성하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긴다. 그 밖에도 '권태감', '손발 마비'나 '격렬한 통증', '설사', '불면', '위통',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탈륨 중독'은 다른 질병과 혼동하기 쉽다. 결국 원인을 발견하기 어려운 셈이다. 1960년대에 연쇄독살범 '그레이엄 영(Graham Frederick Young, 1947~1990)'은 탈륨 화합물로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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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약물이 중독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헤로인(Heroin)', '코카인(Cocaine)', '대마초(Cannabis)', '각성제(Stimulants)' 등의 마약류와 관련된 사건은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마약류'란 마약·항정신성의약품 및 대마초를 말한다. 이들 약물은 소량으로 바로 죽음에 이를 정도의 독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하다가 중단하면 금단 증상을 일으키고 정신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독(Poison)'이라고 할 수 있다.

 나쁜 영향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왜 이런 약물을 끊지 못할까? 그것은 마약류가 '쾌감'을 강제로 주기 때문이다. '쾌감'과 '기쁨'이라는 감정은 뇌의 '보상 회로(Reward Pathway)'라는 신경 회로에 있는 '신경 세포(Neuron)' 사이에서 '도파민(Dopamine)' 등의 신경 전달 물질을 주고받으면서 생긴다. 방출된 '도파민' 등은 최종적으로 회수되어, 신경 세포의 흥분이 지속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마약류는 신경 전달 물질의 방출을 촉진하거나 재흡수를 방해해서 억제할 수 없는 쾌감을 만들어 낸다.

7-1. 마약류는 뇌에 작용할 수 있다.

 사실 뇌에 작용할 수 있는 독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뇌의 혈관에는 독 등으로부터 뇌를 지키기 위한 '장벽'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혈관 뇌관문(Blood Brain Barrier)'이라고 한다. 뇌 이외 부위의 모세 혈관에는 혈관을 구성하는 세포 사이에 미세한 틈이 있다. 따라서 독이 혈관에 들어가면, 그 틈을 통해 혈관 밖으로 새어 나간다. 반면 뇌 모세 혈관의 세포 사이에는 틈이 없으며, 그 바깥쪽이 '글리아 세포(Gliacyte)'라는 세포로 덮여 있어서, 혈관 안에 있는 독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마약류는 뇌에 작용할 수 있다. 마약류의 작용을 초례하는 분자는 작고 '지질(Lipid)'에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지질로 이루어진 세포막 자체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카페인이나 술에 포함된 에탄올 등도 같은 식으로 '혈액 뇌관문(Blood Brain Barrier)'을 통해 뇌에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7-2. 마약류를 사용하면 환각을 보게 되고, 마침내 '혼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마약류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쾌감을 일상적으로 느끼게 되면, 쾌감을 다시 얻기 위해 또는 중단했을 때의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을 원하게 된다. 이 상태를 '정신적 의존'이라고 한다. '정신적 의존'이 계속되면 약물이 떨어졌을 때, '심장의 두근 거림', '발열', '구토', '경련', '착란' 등의 신체적 이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신체적 의존'이다. 심한 경우에는 '지각 이상', '호흡 곤란' 등의 격렬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태를 의존증 환자 개인의 의지로는 치료하기 아주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가 진행하는 치료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사회적으로 흔히 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마약류는 '각성제'와 '대마초'이다. 자연 물질에 들어 있는 '니코틴(Nicotine)', '카페인(Caffeine)'도 모두 각성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는 모두 각성제에 들어간다. '각성제'에는 '암페타민(Amphetamine)'과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등이 있다. 각성제는 정신적 의존성이 매우 강하다. 사용을 중단하고 5년 이상 지나도 갑자기 환각이나 환청이 나타나는 '플래시백(Flash Back)'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대마초(마리화나)'는 대마에서 만들어진다. 대마는 삼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인데 '삼'이라고도 한다. 사실 대마는 예로부터 재배되었으며 우리 생활과 관계가 깊은 식물이다. 대마의 열매는 기름이나 향신료의 재료이며, 섬유는 삼베 등으로 이용된다. 대마의 잎과 수지로 만든 것이 '대마초'이다. '대마초'의 약물 작용을 하는 성분은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이라는 물질이다. 대마초를 흡입하면 처음에는 술에 취한 듯한 감각이나 행복을 느끼지만, 오랫동안 사용하면 환각을 보게 되고 마침내는 '혼수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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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다양한 독에 대한 대처법

 그러면 독이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독에 대한 적절한 처치 방법은 독에 따르다. 우리 주변의 독에 대해 잘 알아서, 당황하지 말고 냉정하게 대처하는 일이 목숨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 독버섯을 먹었을 때: 독버섯을 잘못 먹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토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토하게 해서는 안 된다. 토사물이 기도를 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증인 경우에는 먹고 남은 음식물과 토한 버섯을 가지고 가면, 어떤 독을 먹었는지 알 수 있어 대처하기 쉽다.
  2. 독사에 물렸을 때: 독사에 물렸을 때는 안정시키고 상처에서 피를 빨아 독을 빼낸다. 이때 상처에 입을 대고 독을 빨아서는 안된다. 만일 입안에 상처가 있으며, 그곳을 통해 독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로 상처를 깨끗이 씻은 다음, 병원에서 신속하게 '항독소 혈청' 주사를 맞는다. '항독소 혈청(Antitoxic Serum)'이란 뱀독에 대한 항체를 포함한 것이다. '반시뱀', '살무사', '유혈목이(율모기)'에 대한 '항독소 혈청'이 있으며, 혈청을 비치한 병원이 있다.
  3. 독해파리에 쏘였을 때: 피부에 촉수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상처를 바닷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손으로 독액을 짜낸다. 민물로 씻으면 삼투압의 영향으로 '자포(Cnidocytes)'라는 독이 든 주머니가 파괴되어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자포(Cnidocytes)'는 자포동물의 자세포에 있는 세포 기관이다. '자포'를 맨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
  4. 담배를 잘못 먹었을 때: 아무것도 마시지 말고 토하게 한다. 담배꽁초가 들어간 재떨이의 물을 먹은 경우, 물에 녹은 '니코틴(Nicotine)'이 빨리 흡수되어 심각한 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로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5. 화산성 가스를 마셨을 때: 2014년 일본에서는 나가노현과 기후현에 걸쳐 있는 '온타케산(Mount Ontake)'이 분화해 많은 등산객이 '화산성 가스'를 마셔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화산성 가스'에는 '황화수소'와 '이산화탄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로 인한 급성 중독을 일으킨 경우에는 신속하게 신선한 공기가 있는 장소로 옮겨 산소 흡입이나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6. 일산화탄소, 염소, 황화수소를 흡입했을 때: 건물 안이라면 즉시 환기를 한다. 실외라면 공기가 신선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인공호흡이나 산소 흡입을 실시한다.

8-1. 독벌에 쏘였을 때

 벌에 쏘여서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벌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벌에 쏘여서 사람이 죽는 일의 대부분은 대형이며 독성이 강한 '장수말벌(Jang-su-mal-beol)'에 의한 것이다. '장수말벌'에 쏘이면 대부분의 경우, 환부 주변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심한 통증이 며칠간 계속된다. 그러나 벌 독 자체의 작용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생명과 관련 있는 것은 '아나팔락시스(Anaphylaxis)'라는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 경우이다.

 사람의 몸에는 독 등의 이물질이 들어오면 '항원'으로 작용해, '항체'를 만들어 '항원'에 대항하는 '면역(Immunity)'이라는 메커니즘이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가려움'이나 '재채기'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알레르기(Allergy)'이다. 과거에 벌에 쏘인 적이 있는 사람이 다시 같은 종류의 벌에 쏘이면, 항체와 벌 독이 결합하고 그것을 계기고 격렬한 '전신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아나필락시스'이다. 특히 장수말벌의 경우 구토, 발열, 의식 장애, 혈압 저하, 호흡 곤란, 경련 등을 일으키고 최악의 경우는 죽음에 이른다. 따라서 신속하게 병원으로 운반해야 한다.

장수말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