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달리기’ 방법
0. 목차
- 하루 5~10분만 달리기를 해도 효과가 있다.
-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로 달리자.
- 착지할 때 체중의 3~5배의 힘이 걸린다.
- 굳이 달리기를 권하는 이유
- 인간이 오래 달릴 수 있는 이유
- 달리기의 에너지원
1. 하루 5~10분만 달리기를 해도 효과가 있다.
1주일에 단 한 번의 달리기만 해도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달리기를 하고 있는 사람의 건강 상태와 사망률을 조사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많다. 예를 들어 2014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18~100세의 미국인 등 55137명을 15년간 추적 조사했는데,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사망률은 안 하는 사람에 비해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죽게 된 원인을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으로 국한하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사망률은 안 하는 사람보다 45% 낮았다. 게다가 조사 긱나 도중에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이나 달리기를 그만둔 사람도, 한 번도 달리기를 한 적이 없는 사람에 비하면 사망률이 낮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 2008년에는 달리기를 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나이가 들더라도 옷 입기나 식사 등의 동작이 덜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도 있었다. 또 2020년에는 달리기를 함으로써 혈관 나이가 젊어지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었다. 2014년에는 과거의 논문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있었는데, 달리기 등의 운동을 통해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과 '집중력과 기억력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제시되었다.
언급한 2014년의 연구에서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하루 5~10분간 천천히 달리는 것만으로도 전혀 달리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일상적으로 달리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이 5~10분은 정말로 순간이다. 또 노르웨이에서 약 5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서는, 달리기처럼 땀을 흘리는 운동을 1주일에 1회 하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이상 달리지 않으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이런 연구 결과가 희소식일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아주 짧은 시간이어도, 그리고 1주일에 1번이라도 좋으니 달리기를 하는 것이 좋다.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주말에만 해도 좋고,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은, 출퇴근할 때나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갈 때 달리기를 해도 좋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달리기를 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로 달리자.
온갖 건강 관리 서적을 보면 온갖 다른 달리기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에게 가장 알맞는 달리기 방법이 무엇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 특히 '생활 습관병(성인병)'의 예방·개선이나 심장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분명히 밝혀진 사실이 있다. 운동을 할 때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강도를 전혀 느낄 수 없는 느슨한 운동은 제아무리 많이 해도, 심장 기능을 높이거나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일본 신슈 대학의 '마스키 시즈에' 교수 등의 연구팀은 679명의 중장년 남녀에게 5개월간 걷게 한 다음 혈압과 혈당값 등 생활 습관병과 관련된 수치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약간 강하다'라고 느끼는 속보를 실시했던 그룹에서는 수치가 개선되었지만, 평소와 같이 걷던 그룹에서는 하루에 제아무리 많이 걸어도 개선 효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는 '달리기'가 아니라 '걷기'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였다.
2-1. 달리기할 때의 '적절한 강도'
그렇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란 어느 정도일까? 특별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운동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보르그의 지각 피로 강도(borg scale, 보르그 스케일)'가 있다. 이것은 스웨덴의 심리학자 '구나르 보리(Gunnar Borg, 1927~2020)'가 고안한 것으로, 운동의 강도와 호흡 곤란 정도를 알기 위해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매우 편안한 상태를 7, 매우 힘들다고 느끼는 상태를 19로 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인 강도를 자신의 감각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수치에 10을 곱함으로써 1분간의 심장 박동수와 같은 정도가 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보르그 스케일(Borg Scale)'을 사용한 경우 '약간 힘들다'에서 '힘들다'라고 느낄 정도의 달리기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단, 달리는 방법에 따라서는 '편안한 강도'라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약간 힘든 달리기'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기준이 되는 것은 호흡수와 심장 박동수가 늘어나고 땀이 나기 시작하는 정도의 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달려보고 자신에게 알맞은 강도를 직접 찾을 수도 있지만, 전문가가 오랜 시간에 걸쳐 고안한 달리기 방법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다. 예컨대 '자각 피로 강도'가 10~12 정도가 되는 '슬로 조깅(Slow Jogging)'을 권하고 있다. '슬로 조깅(Slow Jogging)'은 중장년 이후 또는 노년이라도 시작하기 쉽고 계속하기 쉬운 방법이다. 더 빨리 달리고 싶은 사람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각 피로 강도'를 높인 달리기를 해 보자.
2-2.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할 때의 '심장 박동수'는?
'목표 심장 박동수'는 몸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자신에게 알맞는 운동 강도에 해당하는 심장 박동수이다. '목표 심장 박동수'를 구하는 방법도 있다. '목표 심장 박동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최대 심장 박동수'를 알아야 한다. 운동이 격렬해질수록 심장 박동수는 높아지는데, 그 최댓값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때의 심장 박동수가 '최대 심장 박동수'이다.
'최대 심장 박동수'를 정확하게 알고 싶으면 전용 기구를 사용해, 심장 박동수가 한계에 도달하는 아주 강렬한 운동을 해야하는데 이는 몸에 커다란 부담이 된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220에서 나이를 빼 평균적인 최대 심작 박동수를 어림 계산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60세의 평균적인 최대 심장 박동수의 어림값은 220에서 60을 뺀 160이 된다. 그리고 '최대 심장 박동수'의 어림값을 아래의 식에 대입해 자신에게 적합한 목표 심장 박동수를 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나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할 때의 '목표 심장 박동수'는 최대 심장 박동수의 50~65%, 지구력 향상을 목적으로 운동할 때의 '목표 심장 박동수'는 최대 심장 박동수의 60~85% 정도라고 한다. 다만 '최대 심장 박동수'와 '안정시 심장 박동수'는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목표 심장 박동수는 어디까지나 기준으로 참고하면 된다.
운동의 기준이 되는 '목표 심장 박동수'를 구하는 방법 | |
목표 심장 박동수 = (최대 심장 박동수-안정시 심장 박동수) × 운동강도÷100+안정시 심장 박동수 | |
목표 심장 박동수 |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시의 심장 박동수 |
최대 심장 박동수 | 심장 박동수의 최댓값≒220-나이 |
안정시 심장 박동수 | 안정되어 있을 때의 심장 박동수 |
운동 강도 | 평소 운동을 하는 사람→ 60~70% 중장년인 사람, 비만인 사람→50~60% 운동 습관이 없는 사람, 고령자 등→40% |
3. 착지할 때 체중의 3~5배의 힘이 걸린다.
달리면 무릎이나 다리가 아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은 엄밀하게 보면 사람마다 다르지만, 다치는 사람은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나 '달리기 중독인 사람'인 경우가 많다. 걷기를 하면서 다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걷기의 경우 적어도 어느 한쪽의 발이 지면에 닿아 있으므로, 다리에 걸리는 부담이 그다지 크지 않다. 반면 달리기의 경우는 두 발이 떠 있는 순간이 있다.
이때 떠 있는 발이 착지할 때 한쪽 발에 체중의 3~5배의 부담이 걸린다. 체중이 50kg이라면 150~250kg의 무게가 발에 부딪히는 것과 같다. 이 부담을 줄여서 무릎, 다리 허리를 지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 '러닝슈즈(Running Shoes)'이다. 그렇지만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경우가 있다. 이전에 신던 신발을 꽉 조여 신거나 유행하는 신발을 신는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부담이 걸리는 형태가 불안정해져 무릎, 다리, 허리를 아프게 한다. 전문점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러닝슈즈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갑자기 빨리게 달리거나 장거리를 달리기도 해서, 그 결과 발이 아픈 경우가 많다. 속도를 올리거나 거리를 늘리는 경우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 단, 반드시 빠르게 달릴 필요는 전혀 없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가 좋다. 속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몇 개의 달리기 코스를 결정해 두는 것도 좋다. 항상 같은 코스를 달리면 점차 주변 경치에 싫증을 느껴 속도를 올리고 싶어진다. 정기적으로 코스를 바꾸어 경치를 즐겨 가면서 달려보자.
또 자세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마라톤 대회나 길거리에서 달리는 사람의 영상을 보면, 많은 사람이 달리기가 아니라 걷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발이 떠 있는 순간이 없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팔을 구부리고 열심히 흔들면서 걷고 있으므로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상관 없으니, 달리기를 통해 근육을 크게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굳이 달리기를 권하는 이유
이러한 달리기에 공통적인 요소는 '심장 박동수가 일정 수준 올라갈 정도의 강도'이다. 사실 심장 박동수를 올릴 수 있는 운동이라면 달리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수영이든 자전거 타기든 같은 정도의 심장 박동수를 올릴 수 있으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도 달리기를 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시작하기 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달리기에 필요한 것은 신발뿐이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에 비하면 시작하기 위한 장벽이 낮다고 할 수 있다.
- 달리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점: 두 번째 이유는 인간이 달리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일상적으로 즐겁게 뛰어다닌다. 어른이 됨에 따라 많은 사람이 그 즐거움을 잃어버리는데 우리에게는 '달리고 싶다는 욕구', '좀 더 빠르게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러한 달리기 위한 욕구가 인간의 진화와 관련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달리기를 몇 개월 계속하면, 점차 몸 자체가 변한다. 폐로 산소를 들이마시는 능력이 올라가고, 근육량도 많아지며, 심장은 커지고, 모세 혈관은 확장되며, 혈액량도 증가한다. 이런 변화가 생활 습관병의 예방·개선과 인지 기능의 유지·향상으로 이어진다. 또 육상 선수에게는 능력 향상과 직결된다.
5. 인간이 오래 달릴 수 있는 이유
인간은 오래 달릴 수 있는 희귀한 생물이다. 개나 말도 오래 달릴 수 있는 생물로 알려져 있지만, 더울 때는 몇 km 거리도 달릴 수 없다. 이 세상 어디에도 몇 시간 만에 42.195km를 달리는 동물은 오로지 인간밖에 없다.
- 땀을 흘릴 수 있다: 인간이 오래 달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땀을 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피부에는 무수한 '땀샘(땀을 분비하는 기관)'이 있어서, 달리면서 땀을 흘릴 수 있다. 땀은 증발할 때 몸의 열을 빼앗아 몸을 식히는 작용을 한다. 다른 동물의 대부분은 땀을 흘릴 수 없어서, 오래 달리면 몸이 뜨거워져 뇌와 근육에 문제가 생긴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몸이 너무 뜨거워지기 전에 달리기를 멈추는 것이다.
- 짧은 발가락과 커다란 엉덩이: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와 비교에도 인간에게는 특징적인 몸의 구조가 있다. 아킬레스건이 길고 엉덩이 근육이 넓으며 발가락이 짧다. 아킬레스건은 달릴 때 떠 있던 발이 착지할 때 걸리는 커다란 부담을 용수철의 힘으로 연결시키는 데 유용하다. 또 육상 선수 가운데는 '다리가 아니라 엉덩이 근육으로 달린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엉덩이 근육은 달리기에서 중요하다.
발가락에 관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다. 인간의 발가락 길이가 걷기와 달리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2009년의 연구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발가락의 길이는 걷기 쉽다는 점과 관련성은 없지만, 발가락이 긴 사람일수록 달릴 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의 발가락은 몸의 크기에 비해 매우 짧다. 그것은 달리기 쉽게 진화한 결과라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또 2007년에 발표된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오래 달리기 위한 몸의 특징은 약 200만 년 전 인류의 화석에서부터 발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 달릴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은 사냥감이 달리기를 멈출 때까지 쫓을 수 있게 되거나, 죽은 동물의 고기를 다른 동물보다 먼저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그런 생활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오래전이지만,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가혹한 생존 경쟁을 뚫고 번영하게 되었던 이유는 오래 달리기 위해 진화한 몸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6. 달리기의 에너지원
6-1. 근육을 수축시키는 에너지원은 ATP
달리기의 에너지원은 무엇일까? 다리를 들어 올리고 착지의 충격을 이겨내며 팔도 흔든다. 우리는 근육을 수축시킴으로써 달리기를 한다. 근육을 수축시키는 에너지원은 근육 속에 있는 'ATP(아데노신3인산)'분자이다. ATP가 근육의 수축에 사용되면 ATP는 'ADP(아데노신2인산)'로 변한다. ATP의 저장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롭게 ATP를 합성하지 않으면 고갈된다. ATP를 합성하기 위해 몸에 축정된 '당'과 '지방(Fat)'이 소비된다. 달리기처럼 근육을 계속 사용하는 운동에서는 ATP를 합성하기 위해 당과 지방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인체의 세포가 '당'으로부터 ATP를 만드는 경로에는 '해당 과정(Glycolysis)'이 있다. '해당 과정'에서는 '당'이 '피루브산(Pyruvic Acid)'이라는 물질로 변환되고, 그 과정에서 ATP 분자가 만들어진다. 피루브산은 'TCA 회로(TCA Cycle)'라는 경로에서 다시 ATP 합성에 사용된다. 한편 '지방'은 '모노글리세리드(Monoglyceride)'와 '지방산(Fatty Acid)'이라는 물질로 변하고, '모노글리세드'는 '해당 과정'에서 '지방산'은 'TCA 회로'에서 ATP 합성에 이용된다.
이처럼 운동할 때는 '당'과 '지방' 두 가지가 연료로 소비되는데, 어느 쪽을 많이 소비하는가는 운동의 강도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50m 달리기 같은 순발력이 필요한 운동을 할 때는 '해당 과정'이 활발히 작용해 당이 많이 소비된다. 반면 천천히 달리는 운동일 경우, 운동 시간에 관계없이 지방이 많이 소비된다.
1993년에는 운동 강도에 따라 '당'과 '지방'의 소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 이루어졌다. 5명의 피실험자에게 '에너지 미터(자전거 같은 운동 강도 측정 기구)'로 운동을 하게 하면서, 그 사이에 당과 지방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조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천천히 달리는 정도의 운동 강도에서는 운동 직후부터 당과 지방이 같은 정도로 소비되었다.
6-1. 젖산은 피로의 원인 물질이 아니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한 후에 혈액과 근육을 조사하면 고농도의 '젖산(Lactic Acid)'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젖산은 근육을 피로하게 하는 물질'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현재는 젖산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젖산은 당이 분해될 때 일시적으로 생기는 물질로, 잠시 지나면 ATP의 합성에 이용된다. 젖산은 근육을 피로하게 하는 물질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파악하는 것이 적절하다.
마라톤처럼 장거리를 달리는 스포츠에서는 몸속의 당 대부분이 소비되고 젖산도 소비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젖산이 축적되기 어렵다. 실제로 마라토너의 젖산 혈중 농도의 재어 보면 안정되었을 때와 다르지 않은 값 또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마라토너가 피로를 느낀다는 것은 젖산이 피로의 원인 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젖산'이 피로의 원인 물질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범인일까?
피로는 생각 이상으로 복잡한 것으로, 피로를 만드는 원인 물질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하면 뇌에 축적되어 있던 당도 사용되고, 그것이 피로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약 달리기 중에 피로를 줄이고 싶다면 선글라스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눈에 들어오는 정보가 적어져 뇌의 부담이 줄면서 피로가 경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