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초전도(Superconduction)

SURPRISER - Tistory 2023. 2. 19. 14:05

 온도를 내리면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등 신비한 성질을 나타내는 '초전도체(Supercondeuctor)'는 그 성질을 이용해 여러 가지 응용이 기대된다.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는 초전도체 실용화의 현황과, 상온 초전도를 목표로 한 연구의 최신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1. '초전도'란 무엇인가?
  2. '초전도체'의 발견
  3. '고온 초전도체'가 발견되었다.
  4. 초고압을 걸면 황화수소가 초전도 상태로 된다?
  5. BCS 이론(BCS Theory)
  6. '상온 초전도체'의 위력

1. 초전도'란 무엇인가?

 '초전도(Superconduction)'란 어느 온도 이하가 되면 물질 내부에 들어 있는 전자의 상태가 바뀌어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이다. 그리고 액체 질소나 액체 헬륨 등으로 충분히 냉각시키고 나서 강력한 자석 위에 높으면 상태가 유지되는 등의 특징적인 성질도 가지고 있다. 다른 물질에 없는 이러한 특징을 살려 초전도체는 여러 곳에서 사용되기 시작됐다.

 초전도체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예는 초전도체로 된 도선을 코일 상태로 해서 만든 초전도 전자석일 것이다. 전기가 흐르기 쉬운 구리 등의 금속이라도 전류를 흐르게 했을 때는 반드시 전기 저항이 생긴다. 그래서 전류를 흐르게 하면 열로 에너지를 잃어버린다. 한편,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이므로, 아무리 전류를 흐르게 해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반영구적으로 얼마든지 커다란 전류를 계속 흐르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초전도체를 코일 모양으로 해서 커다란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매우 강력한 '전자석'을 만들 수 있다. '전자석(Electromagnet)'이란 전류가 흐르면 자기화되고, 전류를 끊으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자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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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전도체의 발견

 초전도 현상은 1911년 네덜란드의 '카메를링 오너스(HeikeKamerlingh Onnes, 1853~1926)'가 액체 헬륨을 이용하여 극저온 실험을 하던 도중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는 수은의 전기저항이 헬륨의 액화 온도인 4.2K 근방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을 목격했다. 이후 많은 다른 금속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관찰되었다.

 '초전도 현상'은 대개 매우 낮은 온도에서 나타나는데, 이 온도를 임계온도라고 한다. 금속마다 임계온도는 제각각 다르다. 1925년 무렵에는 순수한 금속뿐만 아니라 각종 합금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발견되었다. '니오븀(Nb)' 합금은 그 최초의 물질로서 '니오브티타늄(NbTi)'은 지금도 초전도체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합금 초전도체의 임계온도는 대체로 순금속보다 약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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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온 초전도체'가 발견되었다.

 그러다 1986년에 '극저온까지 낮추지 않아도 초전도성을 띠는 새로운 종류의 초전도체가 발견되었다. 이 뉴스가 발표되었을 때, 물리학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새로운 초전도체는 놀랍게도 '세라믹(Ceramics)'이었으며, 0K보다 90도나 높은 '90K(-183℃)'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냈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고온 초전도'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92K(-181℃)'는 그다지 고온이라고 할 수 없지만, 초전도 현상이 워낙 저온에서 일어나다 보니, 이 정도를 '고온 초전도'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후로 물리학자들은 거의 매달 온도 기록을 경신하면서 흥분시켰고, 조금만 있으면 공상과학의 전유물이었던 '상온 초전도체'도 실현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면서 연구는 다시 지지부진해졌고, 사람들의 기대도 수그러들었다.

 1993년에는 HgBa2Ca2Cu3Ox라는 세라믹이 합성되었는데, 임계 온도가 약 '133K(-140℃)'이었다. 그리고 1994년에는 '31GPa(31만 기압)'의 압력을 걸면 임계 온도가 '164K(약-109℃)'가 되는 것도 확인되었다. 액체질소의 온도가 '77K(-196℃)'이므로 이것을 냉각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진전이 아닐 수 없다.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라믹 초전도체는 잠깐 동안 물리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을 뿐 완전한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첫째: 액체 질소가 비교적 저렴하다 해도, 이것을 냉각시키는 장치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2. 둘째: 세라믹을 가느다란 선으로 가공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3. 셋째: 세라믹이 초전도성을 띠는 이유가 아직도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산 수십 년 동안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세라믹을 서술하는 양자이론이 너무 복잡해서 아무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아무런 실마리도 얻지 못한 상태이다. 누군가가 세라믹의 '고온 초전도현상'을 설명해낸다면, 노벨상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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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고압을 걸면 황화수소가 초전도 상태로 된다?

 2015년 8월 17일에는 높은 압력을 가해 금속 상태로 만들 '황화수소(H2S)'가 -70℃라는 지금까지 없던 '고온'에서 초전도 상태가 된다는 놀라운 실험 결과가 영국의 학술지 '네이처(Natrue)'에 보고되었다. '황화수소'에 150GPa(150만 기압)이라는 엄청난 압력을 걸면 고체 금속이 되고, 또 온도를 '203K(약-70℃)'까지 낮추면 초전도 상태가 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황화수소'는 독성을 가진 기체로, 과학 교과서 등에서 '썩은 달걀 냄새' 등으로 표현된다. 분자 구조도 수소 원자와 황 원자가 붙었을 뿐인 단순한 구조이다.

 지금까지 초전도체로서 발견된 물질은 '금속계', '구리산화물계', '유기 금속계', '철계' 등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자세히 연구를 진행하자, 황화수소는 가장 오래전부터 확인된 금속계 초전도체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초전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어떤 물질이 초전도체로 인정되려면, 초전도체만 가능한 성질인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것과,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가 확인되어야 한다. 거기에다 화학 조성이나 원자 배열 등의 결정 구조를 확정시켜야 한다. 황화수소에서는 이미 전기 저항이 0이라는 사실과 '마이스너 효과'는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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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CS 이론(BCS Theory)

 'BCS 이론(BCS Theory)'은 초전도체 현상을 최초로 미시적 과정으로 설명한 이론이다. BCS 이론은 특정 종류의 전도 물질이 절대온도 0도에 접근하면, 갑자기 저항이 0이 되고 전도체가 된다는 초전도현상을 설명한 이론이다. 'BCS 이론'은 이름의 고안자인 '존 바딘(John Bardeen, 1908~1991)', '리언 닐 쿠퍼(Leon Neil Cooper, 1930~)', '존 로버트 슈리퍼(John Robert Schrieffer, 1931~2019)'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세 사람은 이 공적으로 197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BCS이론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자.

 'BCS 이론' 이해의 핵심은 '결정격자(Crystal Lattice)'와 '전자(Electron)'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물질 내부에서는 그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가 격자 모양으로 늘어선 '결정격자(Crystal Lattice)'라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금속에 전류가 흐를 때는 음전기를 띤 전자가 이 결정격자 속을 나아간다. 그러나 이 결정격자는 열 등에 의해 진동하기 때문에 전자와 충돌한다. '전자'와 '결정격자'의 충돌이 전기 저항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초전도체 안에서는 '쿠퍼쌍(Cooper Pair)'이라고 불리는 두 전자가 쌍이 됨으로써 전기 저항이 생기지 않는 상태가 된다. 초전도체의 기초적인 이론인 'BCS 이론'은 이 '쿠퍼쌍'을 기본으로 한다.

  1. 음전기를 띤 전자가 물질 속을 흐르면, 양전기를 띤 결정 속의 원자(이온)는 전자에 끌려온다.
  2. 전자에 비해 매우 무거운 전자는 끌려온 뒤에도 곧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않고 밀집해 있다. 이때 결정격자가 일그러져 부분적으로 양전기를 강하게 띠는 영역이 생긴다.
  3. 이 영역에는 음전기를 띤 전자가 끌려오기 쉬워진다. 결정격자의 원래대로 되기 전에 두 번째 전자가 오면, 결정격자를 사이에 두고 간접적으로 두 전자 사이에 인력이 작용하는 셈이다.

 이런 전자쌍에서 만들어지는 특수한 상태를 'BCS 상태'라고 한다. 이 상태에서는 전자쌍이 이동해도 전기 저항은 0이 된다.

전자쌍이 생기는 원리의 이미지

5-1. BCS 이론의 '한계값'을 돌파했다.

 '금속계 초전도체'에서는 이처럼 결정격자와 전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 전자쌍을 만드는 요인이 된다. 실은 이 힘의 크기를 바탕으로 '임계 온도'의 대략적인 한계값이 30~40K이라고 1980년대에 예측되었다. 이 예측 범위 안에서, 가장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가 되는 물질로 알려진 것은 '이붕화마그네슘(MgB2)'으로, '임계 온도는 39K(약-234℃)'이다. 이것은 2001년 당시 일본 '아오야마가쿠인 대학'에 소속되어 있던 '아키미쓰 준' 교수 등에 의해 발견되었다.

 실은 BCS 이론에서 설명되는 임계 온도의 한계값이 30K~40K는 결정격자를 구성하는 원자가 수소 등에 비해 매우 무거운 금속 원자였을 때 예측된 한계였다. 원자가 가벼워 전자의 영향을 받기 쉬운 물질이라면 40K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BCS 이론에서 생각된 메커니즘으로 전자가 쌍을 만들어 초전도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황화수소의 임계 온도도 BCS 이론에서 예측된 임계 온도와 거의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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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가벼운 원자일수록 초전도가 되기 쉽다.

 그러면 고압에서 금속 상태가 되는 가벼운 물질은 고온에서 금속 상태가 된다는 말일까? 그렇다. 오래전부터 '고압에서 금속 상태가 된다는 수소를 비롯한 물질'은 매우 고온에서 초전도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론적으로 제시되었다. 만약 수소를 금속으로 만들면 이론적으로는 임계 온도가 '481K(약 208℃)'이나 된다고 한다. 결정격자와 전자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미치는 영향의 세기는 결정격자가 움직이기 쉬운 것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즉 원자가 무거우면 결정격자가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전자쌍을 만들기 어렵고, 반대로 원자가 가벼우면 결정격자가 심하게 움직여 전자쌍을 만들기 쉽다.

5-3. 상온 초전도의 발견까지 앞으로 얼마나 걸릴까?

 고온이라고 하지만 임계 온도를 상온 상태로 만들면 초전도를 실현할 수 있다. 실은 '황화수소(H2S)'에 소량의 '인(P, 원자번호 15번)'을 가하면 '250GPa(250만 기압)'의 압력을 걸었을 때 '280K(약 7℃)'에서 초전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이론 예측도 나와 있다.

 그리고 그 밖에도 고압이라도 좋다면 상온 이상에서 초전도가 될 물질의 후보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세계적으로는 초고압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는 연구 시설이 몇 군데 있기 때문에, 실온에서 초전도가 되는 물질이 발견되는 것도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다만, 고압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그대로 이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와 친근한 재료가 BCS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따라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상태가 될 수 있음은 '상온 초전도체'를 찾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물질에서 새로운 초전도체의 발견이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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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상온 초전도체'의 위력

 물리학자들은 '상온 초전도체'의 엄청난 위력을 익히 알고 있다. 만약 이런 물체나 발견되거나 만들어진다면 또 한 번의 산업혁명이 전 세계를 휩쓸 것이다. 상온 초전도체는 따로 냉각할 필요가 없으므로, 엄청난 위력의 자기장을 영구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예컨대 고리 모양의 구리 도선을 따라 흐르는 전류는 도선 내부의 저항 때문에 순식간에 에너지를 잃는다. 전류를 계속 흐르게 하려면, '건전지(Dry Battery)'나 '축전지(Storage Battery)' 등으로 에너지를 계속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초전도체로 만든 고리형 도선에 전류를 한 번만 흘려주면, 별도의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아도 계속 전류가 흐른다. 실험 데이터에 의하면, 이 전류는 거의 10만 년 동안 유지되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우주의 나이만큼 유지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초전도체'는 전선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크게 줄일 것이므로, 전기 요금도 그만큼 저렴해질 것이다. 대부분의 발전소는 전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도시 근방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각국의 정부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를 대도시 근처에 지을 수밖에 없고, 풍력발전소를 지을 때도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을 마음대로 고를 수 없는 것이다.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30%는 전송 과정에서 손실된다. 하지만 상온 초전도체가 등장하면 손실이 거의 0에 접근하여 전기 요금이 내려가고 오염도 줄어들 것이며, 온난화 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전 세계 에너지 배출량은 에너지 사용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에너지는 마찰을 이기는 데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자기력의 시대'가 도래하면, '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영구적으로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