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태계 (Ecosystem)

곰팡이(Filamentous Fungi)

SURPRISER - Tistory 2023. 2. 6. 02:46

0. 목차

  1. '곰팡이'란 무엇인가?
  2. 곰팡이가 가장 많이 있는 곳은 흙 속이다.
  3. 곰팡이의 생육에 중요한 다섯 가지 조건
  4. 식품에는 어떻게 곰팡이가 생길까?
  5. 곰팡이가 만드는 독소는 300종 이상이 있다.
  6. 곰팡이 대처법
  7. 음식 문화와 곰팡이

1. '곰팡이'란 무엇인가?

 '곰팡이(Filamentous Fungi)'란 어떤 생물일까? 생물은 크게 '세균(Bacteria)', '고세균(Archaea)', 그리고 동물과 식물을 포함한 '진핵생물(Eukaryote)'로 나뉜다. 그 가운데 '곰팡이'는 '진핵 생물'의 하나이다. 의외일지도 모르겠지만 '곰팡이'는 세균보다는 동물이나 식물에 가까운 생물이다.

 '곰팡이'는 '진핵생물' 속의 '균류(Mycota)'에 속한다. 균류에는 곰팡이 외에 '버섯(Mushroom)'과 '효모(Yeast)'가 포함된다. '버섯'은 식용으로 우리에게 익숙하며, '효모(Yeast)'는 술 제조 등에 이용되어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곰팡이는 '불쾌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곰팡이'가 '버섯'과 '효모'와 같은 그룹으로 분류되는 것을 뜻밖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균류'는 '엽록체'를 갖지 않고, 세포 밖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며, 세포가 줄지어 늘어선 가늘고 긴 '균사(곰팡이의 몸을 이루는 섬세한 실 모양의 구조)'를 뻗어 생육하는 생물의 총칭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버섯도 그 본체는 균사가 모여 생긴 것이다. 생식을 위해 '갓'을 가진 '자실체(Fruit Body)'를 형성하는 것이 버섯이고, '자실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곰팡이'로 분류된다.

 곰팡이 무리는 실로 다양하다. 균류 전체로는 약 150만 종이 있다고 추정된다. 이 추정값도 확실하지 않다. 확인된 것만 해도 약 8만 종이 있고,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요 곰팡이는 20~30종 정도이다.

2. 곰팡이가 가장 많이 있는 곳은 흙 속이다.

 우리는 보통 곰팡이를 욕실이나 창틀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곰팡이'는 바다와 하천 등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 곳곳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의 공기 속을 계속 떠다니는 곰팡이도 있다. '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조사에 따르면, 비행기가 날아가는 1만 m 상공에도 곰팡이 포자가 떠돌고 있다. 또 심해나 화산의 화구에도 곰팡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곰팡이가 가장 많은 곳은 토양 속으로, 토양에는 1g당 수십만 개 이상의 곰팡이가 존재한다.

 이들 곰팡이가 어딘가에 달라붙고, 그곳이 곰팡이 번식에 적합한 환경이면 발아해서 '균사(Hypha)'를 뻗는다. 곰팡이의 성장 속도는 매우 느려서, '포자(Spore)'가 발아해 '균사(Hypha)'를 뻗기 시작할 때까지 12시간 이상 걸린다. 균사는 영양분을 찾아 끝부분을 가지 나누기하면서 자라며, 달라붙은 곳의 표면만이 아니라 안으로도 파고든다. 균사는 크게 자라 집단을 형성해 '균사체'가 되고, 다시 포자를 만들어 크게 자란다. 다른 개체와 유전자를 교환하지 않는 이러한 생식 방법을 '무성 생식(Asexual Reproduction)'이라고 한다. 다만 곰팡이의 종류에 따라서는 '무성생식' 외에 '유성 생식(Sexual Reproduction)'을 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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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곰팡이의 생육에 중요한 다섯 가지 조건

 식품에서 곰팡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식품의 성분', '수분 활성(곰팡이가 이용할 수 있는 수분량)', 'pH(수용액의 산성·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액체인가 고체인가라는 식품의 독자적인 성질', '온도와 습도' 등의 주변 환경의 영향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산소', '온도', '습도', 'pH', '영양분'의 다섯 가지 조건이 특히 중요하다. 곰팡이가 식품에 달라붙었을 때, 그 곰팡이에 적합한 환경이면 곰팡이는 자라기 시작한다. 곰팡이의 종류에 따라 좋아하는 환경은 다르다. 따라서 식품별로 발생하기 쉬운 종류가 정해져 있다. 차례로 살펴보자.

  1. 산소: 대다수의 곰팡이는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산소가 없어서는 안 된다. 많은 식품은 곰팡이의 발생을 막기 위해 진공 팩이나 '탈산소제(Oxygen Absorber)' 등을 이용해 보존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곰팡이의 포자는 무산소 상태에서도 좀처럼 죽지 않는다. 또 산소 농도가 0.1%로 매우 낮은 상태에서도 살아가는 종도 있다. 실제로 진공팩 사앹로 판매되는 식품 내부에서 곰팡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2. 온도: 대다수 곰팡이의 생육에 적합한 온도는 일반적으로 20~30℃로, 우리가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와 겹친다. 일상생활에서 곰팡이와 마주할 기회가 많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최적 온도를 벗어난다고 해서 곰팡이가 죽는 것은 아니다. 4~10℃의 냉장고 안에서도 곰팡이는 느리기는 하지만 자라난다. 또 종류에 따라서는 -7℃의 환경에서도 살아가는 것이 있어, 냉동 식품이나 얼음에서조차 곰팡이가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곰팡이는 30℃를 넘으면 거의 살지 못한다. 하지만 62℃ 이상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곰팡이도 있다.
  3. 습도: 곰팡이는 축축한 곳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곰팡이 가운데는 습도 80~90%에서 번식하는 '내건성 곰팡이'와, 습도 60~70% 정도에서 번식하는 '호건성 곰팡이'도 있다. '푸른곰팡이(Penicillium)', '누룩곰팡이(Green Mold)' 등은 '내건성 곰팡이'이다. '마른 누륵곰팡이', '왈레미아(Wallemia)' 등은 '호건성 곰팡이'로, 건조한 곡물이나 말린 과일 등에 발생하는 것이 많다. 반대로 욕실이나 화장실 등에 발생하는 붉은곰팡이는 '호습성 곰팡이'다.
  4. pH: 대부분의 곰팡이는 pH3~9라는 넓은 범위에서 살아갈 수 있지만, 생육에 최적인 것은 pH5~6의 약산성이다. 그중에는 pH2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일반적인 곰팡이는 pH3 이하에서는 살기 어렵다.
  5. 영양분: 곰팡이는 '포도당(Glucose)'과 '과당(Fructose)' 등의 '단당류(Monosaccharide)', 맥아당과 유당 등의 '이당류(Disaccharide)', 녹말 등이 많은 탄수화물계의 식품을 좋아한다. 탄수화물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는 한편,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탄소, 질소, '무기질(Mineral)' 등을 흡수한다. 그리고 치즈 같은 단백질에 달라붙은 곰팡이는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서 영양분으로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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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식품에는 어떻게 곰팡이가 생길까?

 채소, 과일, 생고기, 생선회, 쌀, 밀가루 등 가열 처리되지 않은 식품에는 생산이나 처리 과정에서 곰팡이가 붙는다. 그 밖에 공기 중에는 항상 다양한 종류의 곰팡이 포자가 떠있다. 곰팡이 포자의 크기는 0.01~0.1mm 정도로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곰팡이의 포자가 달라붙은 식품이 곰팡이의 생육에 적합한 조건을 가지면, 포자에서 발아해 균사를 뻗으며 눈에 보이는 크기로 자라난다. 가장 잘 보이는 곰팡이는 빵이나 떡 표면에 생긴 '검은곰팡이'와 '푸른곰팡이'일 것이다. 포자에서 균사를 뻗어 증식하는 곰팡이의 일생은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공기 중의 '포자(Spore)'가 식품에 달라붙는다.
  2. '균사(Hypha)'를 뻗는다.
  3. 물과 영양 등의 생육 조건이 갖추어지면 '균사'를 계속 뻗는다.
  4. 균사의 집합체가 커지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5. 포자가 만들어진다. 포자의 색깔에 따라 곰팡이의 색이 검은색·푸른색·노란색 등으로 보인다.
  6. 포자가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5. 곰팡이가 만드는 독소는 300종 이상이 있다.

 곰팡이 가운데는 곰팡이 독을 만드는 것이 있다. 곰팡이 독은 제거해도 사라지지 않으며 가열해도 독성을 없애기 어려운 것이 많다. 곰팡이 독이 섞인 식품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거나 암이 발생한 경우도 있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곰팡이 독은 300종 이상이 알려져 있다. 그중 유명한 것은 '아플라톡신(Aflatoxin)', '트리코테센 계열 마이코톡신', '오크라톡신 A(Ochratoxin A)' 등의 물질이다. '아플라톡신(Aflatoxin)'은 누룩곰팡이 무리가 만드는 독으로, 발암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수입된 땅콩이나 '피스타치오(Pistachio)' 등의 일부가 오염된 사례가 있다. '트리코테센 계열 마이코톡신(디옥시니발레놀, 니발레놀 등)'은 붉은곰팡이 무리가 만드는 곰팡이 독이다. 보리나 옥수수가 오염된 경우가 많으며 '구역질', '구토', '설사', '조혈 기능 장애' 등을 일으킨다. '오크라톡신 A(Ochratoxin A)'는 누룩곰팡이 무리나 푸른곰팡이 무리가 만드는 곰팡이 독으로 '신장'과 '간'에 독성을 나타낸다. 곡류나 콩류가 오염된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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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곰팡이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곰팡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기후가 습한 지역에서는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가 발생하기 쉽다. 발생한 곰팡이를 대량으로 들이마시면, 알레르기 등의 건강 피혜를 입기도 한다. 또 또 여름형 과민성 '간질성폐렴(Pneumonitis)'은 7월을 정점으로 6~10월에 걸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여름 감기로 착각하는 일이 많다. 장기간에 걸쳐 기침과 발열이 계속된다. 이 질병의 대부분은 에어컨의 필터 등에서 발생한 '트리코스포론(Trichosporon)'이라는 효모를 대량으로 흡인한 것이 원인이다.

 곰팡이 등의 균류를 제거할 때 청소기, 마른 걸레질, 물걸레질 등은 오히려 곰팡이를 퍼뜨릴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금물이다. 소독용 알코올을 사용해 닦아내는 방법이 좋다. 에어컨 필터는 떼어내서 청소해야 한다. 이미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전문업자에게 청소를 맡기는 것이 좋다.

5-2. 곰팡이는 무좀을 일으키기도 한다.

 곰팡이가 일으키는 감염증으로 잘 알려져 있려진 것 중 하나가 무좀이다. 무좀은 생체에 감염하는 '백선균(Trychophyton)'이라는 곰팡이가 원인이 되어 생긴다. '백선균'은 피부, 손발톱, 모발 등의 주성분인 '케라틴(Keratin)'이라는 단백질을 영양원으로 삼아 번식한다. 따뜻해지는 봄부터 여름에 땀이 나면 무좀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양말과 신발을 신고 있는 시간이 긴 현대인의 발가락 사이는 습도가 95% 이상 되기 쉬운데, 36℃인 사람의 체온과 함께 백선균에게는 최적의 생육 환경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각질화되어 딱딱하고 두꺼워진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백선균이 잘 번식하므로, 고령자일수록 무좀 환자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굽이 높은 구두나 스타킹 등을 신어서 통풍이 나쁜 상태로 장시간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 젊은 여성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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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곰팡이 대처법

6-1. 우리가 흔히 보는 빨간 점액은 대부분 곰팡이가 아니라 효모다.

 욕실이나 싱크대 둘레에 미끌미끌한 빨간 곰팡이 같은 것이 생기는 일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곰팡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붉은곰팡이라고 불리는 것은 '푸사리움 속(Fusarium 속)'으로 분류되는 '호습성 곰팡이'로, 욕실이나 화장실의 배수구 둘레에서 잘 번식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빨간 점액의 대부분은 붉은곰팡이가 아니라 '로도토룰라(Rhodotorula)'라는 빨간색 효모이다. 붉은곰팡이는 독성이 강하지만 '로도토룰라(Rhodotorula)'는 해를 가하는 일이 적다.

 '로도토룰라'는 원래 연못이나 하천 외에 생체의 표피에 분포하는 효모로, 비누 때 등의 유지를 먹이로 삼는다. 양분이 부족해도 증식할 수 있는 특징을 가졌으며, 물 주변에서 쉽게 번식한다. 곰팡이와 달리 내부까지 깊게 뿌리를 뻗지 않으므로 '스펀지'나 '솔(Blush)' 등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다만 번식력이 왕성해서, 닦는 것은 일시적인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 또 닦을 때 사용한 도구를 그대로 여러 차례 사용하면 제거된 로도토룰라가 다시 퍼질 가능성도 있다. 욕실 전용 살균 스프레이나 알코올을 이용하는 등 신중하게 제거해야 한다.

 간단한 방법도 있다. 로도토룰라는 50℃ 이상의 열에 약하므로, 50℃ 이상의 뜨거운 물을 5초 이상 뿌려 균을 제거할 수 있다. 뜨거운 물을 5초 이상 뿌려 균을 제거할 수 있다. 뜨거운 물을 뿌린 다음 물로 씻어내면 완벽하다. 환기팬을 돌리거나 문을 열어놓는 등의 방법으로 환기를 잘 해서 습도를 낮추는 것으로도 대응할 수 있지만, 장마철처럼 공기의 습도가 높은 말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용 후에 욕실의 바닥과 벽, 문 주변의 '실리콘' 주위 등, 로도토룰라가 생기기 쉬운 장소의 물기를 닦아내는 것이다.

빨간 점액은 '효모', 검은 것은 '곰팡이'

6-2. 검은곰팡이가 생긴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로도토룰라가 번식하는 환경은 검은곰팡이도 좋아하는 환경이다. 뿌리를 깊게 내리는 검은곰팡이는 한번 발생하면 단단히 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검은곰팡이는 습기가 많은 곳이 아니면 발생하지 않으며, 그런 환경에 양분으로 피부의 때나 비누 때 등이 있으면 잘 자란다. 검은곰팡이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습기를 남기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검은곰팡이가 생긴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곰팡이는 고무나 패킹 등, 소재의 안쪽 깊은 곳까지 침입해서 자란다. 일단 내부로 침입한 뿌리를 분해해서 제거하기 위해서는 염소제 등의 전문약품을 이용한다. 약품을 밀착 침투시키는 것만으로 제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연마제가 든 '솔(Blush)' 등을 사용해서 떼어낸다.

 욕실의 타일이나 실리콘 등에 사용되는 검은곰팡이 전용 약제도 판매되고 있다. 주 1회 또는 월 1회 정도의 정기적인 청소가 권장된다. 세제를 장시간 방치하거나 너무 세게 문지르면 고무 등에 상처가 생기거나 열화되어 곰팡이가 내부로 들어가기 더 쉬워져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6-3. 실내 곰팡이 대책의 핵심

 실내에 곰팡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비나 물이 새는 원인으로 습도가 높아지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통풍이 나쁘거나 습기에 차기 쉬운 장소에 습도가 높아짐으로써 일어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수납공간 안에 이불을 넣어둔 채 오래 닫아두거나 세탁기를 벽에 너무 밀착시키면, 곰팡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발생한 곰팡이를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왜 그곳의 곰팡이가 발생했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수납공간 안에 제습제를 두거나 세탁기를 벽에서 떼어 틈을 만드는 등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곰팡이 대책의 세 가지 기본은 다음과 같다.

  1. 곰팡이 포자가 날려서 퍼져 나가지 않게 한다.
  2. 곰팡이를 제거한다.
  3. 곰팡이가 발생한 곳을 건조시킨다.

 먼저, 곰팡이가 발생한 곳이 식품처럼 들어서 운반할 수 있는 것이라면 비닐봉지 등에 밀봉한다. 가구나 벽지, 창틀은 소독용 알코올이나 곰팡이 제거제 등을 사용해 닦아낸다. 그리고 곰팡이를 제거한 후에는 그곳에 다시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건조해야 한다. 드라이어를 사용하거나 넓은 수납 공간에는 선풍기 등을 사용해 바람을 통하게 해서 건조하는 방법도 좋다. 햇볕을 쬘 수 있는 것은 꼭 햇빛에 말리도록한다. 곰팡이가 한번 뿌리를 내려 고무 등의 조직 안까지 균사를 뻗으면, 그것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매우 어렵다. 결과적으로 같은 장소에 계속해서 곰팡이가 생기게 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초기 단계에서 정성 들여 청소해서 곰팡이를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

 여름철은 고온다습해서 곰팡이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 된다. 제습기 등을 활용해 실내 습도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제습기 청소를 게을리하면 제습기 자체가 곰팡이의 온상이 된다. 대형 가구나 가전제품 등이 놓여서 바람의 흐름이 막힌 곳에서는 정기적으로 선풍기 등을 사용해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야 한다. 요리 중이나 목욕 후 실내 습도가 올라가기 쉬울 때는 환기팬을 작동시켜 습도를 낮춘다. 특히 습도가 높아지기 쉬운 욕실이나 창가의 결로 등은 정기적으로 수분을 닦아내는 대책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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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음식 문화와 곰팡이

 곰팡이는 독소를 만들거나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고, 식품을 부패시키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인류는 오래전부터 곰팡이를 식품에 이용해왔다.

7-1. 누룩 문화

 '누룩 문화'는 동아시아 특유의 것이다. 예컨대 술의 경우, 한국에서 막걸리를 누룩으로 만들며, 중국에서는 '사오싱주'나 '라오주' 등을 누룩으로 만든다. 한국 음식 문화의 기반이 되는 조미료인 '된장'과 '간장'도 쌀·보리·콩 등의 곡물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킨 '누룩'을 이용해서 만든다. '누룩'은 '누룩균' 또는 '누룩곰팡이'라고 한다. 그리고 '누룩곰팡이'는 '아스페르길루스 속(Aspergillus 속)'으로 분류되는 곰팡이의 총칭이다. 한국 이외에도 널리 분포한다. 누룩곰팡이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색상과 성질도 각각 다르다. '양조(술·간장·식초 따위를 담가 만드는 일)'과정에서 쓰이는 '누룩곰팡이'는 대부분 '아르페르길루스 오리차이(학명: Aspergillus oryzae)'이다.

 일본에서 만드는 '청주(일본주)'도 '누룩곰팡이'를 사용한 양조를 통해 만든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알코올 발효'에 의해 만들어지며 효모가 그 일을 담당한다. 본래 '알코올 발효'란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어 탄산가스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주의 원료인 쌀에는 당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 발효'시킬 수 없다. 그래서 미리 소량의 쌀에 누룩곰팡이를 부착시켜 배양함으로써 포자를 대량으로 증식시켜 '씨누룩'을 만들고, '씨누룩'을 술을 만들기 위해 찐 쌀에 뿌려 '쌀누룩'을 만든 다음, 누룩곰파잉에 의한 발효를 통해 쌀의 녹말을 당으로 바꾸는 '당화(Saccharification)'라는 방법을 이용한다. 즉 '누룩곰팡이'가 발효를 통해 만들어 낸 당을 효모를 이용해 발효시키는 2단 구조이다. 이러한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같은 탱크 안에서 이루어지는 특수한 양조 방법은 '병행 복발효'라는 독자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품질 높은 '알코올 앙조주'를 만들 수 있다.

7-2. 치즈 문화

 치즈로 곰팡이를 이용한 식품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는 기원전 3000년 이상 전부터 만들어진 역사 깊은 음식이다. '브리 치즈(Brie Cheese)'와 '카맘베르 치즈(Camembert Cheese)'를 '흰곰팡이 치즈(White Mold Chesse)'라고 하며 '페니실리움 카멤베르티(Penicillium Camemberti)'라는 푸른곰팡이의 일종이 사용된다. 푸른 곰팡이의 무리이지만 성장해도 포자를 만들지 않으며, 균사의 색이 하얀색인 까닭에 흰곰팡이로 불린다.

 치즈의 주성분은 소, 염소, 물소 등의 젖에 포함된 '카세인(Casein)'이라는 단백질이다.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에 의한 '유산 발효'를 통해 산성이 된 우유에 '레닛(Rennet, 이란 모유를 소화하기 위해 송아지의 새끼 양의 위에서 만들어지는 효소)'이라는 효소를 가하면, '카세인'이 굳어 '커드(Curd)'라는 응고물이 생긴다. 그리고 '커드(Curd)'를 압착하고 표면에 곰팡이 '페니실리움 카멤베르티(Penicillium Camemberti)'를 심어 성숙시킨다. 그러면 곰팡이가 생긴 바깥쪽은 하얗게 굳지만, 곰팡이가 만들어 낸 '단백질 분해 효소' 덕분에 내부는 부드럽게 숙성되어 독특한 맛을 낸다. 버섯과 같은 독특한 향기도 곰팡이가 만들어낸 것이다. 흰곰팡이는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그냥 먹어도 문제가 없다.

 이탈리아의 대표벅인 치즈인 '고르곤졸라', 영국의 '스틸턴(Stilton)', 프랑스의 '로크포르(Roquefort)'는 세계 3대 푸른곰팡이 치즈(블루 치즈)'라고 불린다. 이러한 모든 치즈에 '페니실리움 카멤베르티(Penicillium Camemberti)' 그리고 '페니실리움 로쿠에포르티(Penicillium Roqueforti)'라는 푸른곰팡이 무리가 이용되므로, 곰팡이의 포자가 자란 부분은 파랗게 보인다. '흰곰팡이 치즈'는 커드 표면에 곰팡이의 포자를 부착시키지만 '푸른곰팡이 치즈'의 경우는 유산 발효 때 곰팡이의 포자를 섞어 넣어 치즈의 내부까지 포자를 심는 것이 특징이다. 곰팡이가 살아가기 위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숙성 중에 쇠꼬챙이로 많은 공기구멍을 뚫어 내부 곰팡이의 성장을 촉진한다. 푸른곰팡이가 알맞게 성장한 단계에서 표면을 소금물 등으로 씻어 껍질을 만들거나 금속 상자를 씌워 공기구멍을 막는다. '푸른 곰팡이 치즈'에 사용되는 곰팡이는 지방 분해 효소를 분비한다. 그로 인해 생긴 물질이 특유의 맛을 만들어낸다.

 '푸른곰팡이 치즈'는 구입해서 냉장고 안에 보관하는 사이에도 곰팡이가 자란다. 원래 들어 있던 곰팡이가 자라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본래의 것이 아닌 색이나 모양의 곰팡이가 발생한 경우는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푸른 곰팡이가 생성하는 대사 물질 가운데는 '파툴린(Patulin)'과 '페니실린산(Penicillic Acid)'이라는 발암성을 가진 해로운 물질이 있다. 그러나 푸른곰팡이 치즈에 사용되는 푸른곰팡이는 '파툴린'을 생성하지 않는다. 또 '페니실린산'은 생성되는 경우가 있지만, 저온 숙성 환경과 암모니아의 영향으로 거의 생성되지 않는다. 또 단백질을 많이 포함한 식품 안에서는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소량 생성되어도 바로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치즈의 푸른곰팡이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보단 치즈 안에 있는 동안만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결국 치즈에서 다른 식품으로 옮겨간 푸른 곰팡이는 안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곰팡이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푸른곰팡이 치즈를 먹으면 기침이나 발진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곰팡이 알레르기인 사람은 푸른 곰팡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