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남성 불임(Male Infertility)

SURPRISER - Tistory 2023. 1. 7. 21:12

0. 목차

  1. 불임 원인의 상당 부분은 남성과 관련되어 있다.
  2. 수정 능력이 있는 정자의 상태란?
  3. 생식 의료의 간단한 역사
  4. 시대와 함께 정자의 양이 줄고 있다.
  5. '남성 불임'에 대한 몇 가지 연구 성과
  6. '남성 불임'에 대한 여러 문제들

1. 불임 원인의 상당 부분은 남성과 관련되어 있다.

 불임 치료를 받는 부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5년 실시된 'WHO(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서는 불임 원인의 약 절반은 남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73쌍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여성 쪽이 41%, 남성 쪽이 24%, 남녀 모두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24%, 불명 11%였다. 따라서 전체의 절반 정도는 남성과 관련된 셈이다. 이에 따라 불임을 여성의 문제로 보던 과거의 고정관념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남성 불임(남성의 요인에 의한 불임)' 가운데 중증인 경우에는 '현미 수정(Microfertilization)'이라는 고도의 생식 의료 기술이 사용된다. 한편 '현미 수정으로 태어난 아기'는 건강상 위험 부담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자의 염색체에는 노령화에 따른 변화가 생기고, 이것이 '남성 불임'의 배경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잘못된 정보들이 떠도는 '남성 불임'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알아보자. '불임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여겨지는 만큼, 올바른 정보를 입수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일이 중요하다.

1-1. 남성 불임 원인의 대부분은 '조정 기능 장애'

 '불임' 또는 '불임증'이란 피임하지 않고 계속 성관계를 갖지만, 임신에 이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불암 가운데 여성 쪽에 원인이 있는 경우를 '여성 불임'이라고 하고, 남성 쪽에 원인이 있는 경우를 '남성 불임'이라고 한다. '남성 불임'은 크게 '조정 기능 장애', '성 기능 장애', '정로 통과 장애'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1. 조정 기능 장애: '조정 기능 장애'는 정자를 만드는 기능에 생기는 장애를 말한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자 이상이'나 '정색정맥류(정소 주변의 정맥에 혹이 생기는 질환)' 등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2. 성 기능 장애: '성 기능 장애'는 조정 기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질병, 약품 복용, 스트레스 등에 의해 성관계가 곤란한 상태를 가리킨다.
  3. 정로 통과 장애: '정로 통과 장애'는 '정로(정자가 지나는 길)'에서 일어나느 장애를 말한다. 선천적으로 정로가 없거나 암 치료 등으로 정로가 막혔을 때 일어난다.

 '남성 불임'은 이 가운데 '조정 기능 장애'가 80% 이상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러 선진국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정자의 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어, 남성 불임이 심각해지는 상황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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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정 능력이 있는 정자의 상태란?

 정자는 정소 안에 있는 '세정관(정세관)'이라는 부위에서 만들어진다. 건강한 남성의 경우, 1회의 사정으로 여성의 질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는 정자의 수가 1억~4억 개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그 가운데 99%는 자궁에 도달하기 전에 죽는다. 최종적으로 난자에 도달할 수 있는 정자의 수는 대략 수십~수백 개라고 한다.

 성숙한 나자와 정자를 같은 환경에 두면, 정자가 자연스럽게 난자에 유인된다. 정자의 '첨체(Acrosome)' 끝에서 효소를 분비해 난자의 '투명대'를 분해한 다음에 난자 내부로 침입한다. 정자의 침입과 함께 난자 내부의 주머니 '표층 과립'에서 효소가 방출되고, 그 효소의 작용으로 난자의 투명대가 굳는다. 그러면 다른 정자는 난자 내부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

 난자 내부에 들어간 후 정자의 머리에 들어 있던 '핵'이 분리되고, 마침내 난자의 핵과 융합하는 '수정(Fertilization)'이 일어난다. 이러한 반응을 거쳐 생긴 수정란은 곧바로 '난할(수정란의 세포 분열)'을 시작한다. 난자가 난할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난자 활성화'라고 하며, '난자 활성화'를 일으키는 '정자의 능력'을 가리켜 '활성화 능력이라고 한다.

2-1. 정상적인 정자의 '정상값'

 WHO(세계 보건 기구)'에서는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정자의 기준값을 아래의 표와 같이 정의한다. 이 내용과 맞지 않는 경우는 남성 불임의 위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 - 수치
정액량 1회 사정으로 나오는 정자의 양 1.5mL 이상
정액 농도 정액 1mL당 정자의 개수 1500만 개 이상
총 정자 수 1회 사정으로 나오는 정자의 개수 3900만 개 이상
전진 운동률 직진하는 정자의 비율 32% 이상
총 운동률 여러 방향으로 운동 가능한 정자의 비율 40% 이상
정상 전자 형태율 정상적인 모양의 정자의 비율 4% 이상
백혈구 수 정액 1mL당 백혈구의 갯수 100만 개 미만

 예컨대 정자의 수나 농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정자 결핍증', 정자가 1마리도 없으면 '무정자증', 정상 형태의 정자가 없으면 '기형 정자증' 등으로 진단된다. '정자 결핍증', '정자 무력증', '기형 정자증'은 '조정 기능 장애'로 분류된다. 반면 '무정자증'은 '조정 기능(정자를 만드는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조정 기능 장애'로 진단되고, 정로에 이상이 있으면 '정로 통과 장애'로 진단된다.

 남성 불임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일반 정액 검사'를 한다. '일반 정액 검사'는 산부인과의 불임 외래에서도 널리 이루어지며, 고성능 장치인 '컴퓨터 정자 운동 분석 장치(CASA: Computer Assisted Semen Analyzer)'가 사용된다. 여러 제작사의 제품이 있는데, 모두 정자를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정자의 모양', '정자의 수', '정자의 농도', '정자의 운동 모양' 등을 조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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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식 의료의 간단한 역사

 이쯤에서 잠깐 생식 의료 발전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자.

  1. 중세 유럽(5세기~15세기경): '중세 유럽'에서는 인간의 생식에서 중요한 것은 정자뿐이며, 여성의 자궁은 '정자가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단순한 용기'로 여겨졌다. 17세기말, 네덜란드의 과학자 '니콜라스 하르트수커르(Nicolaas Hartsoeker, 1656~1725)'는 정자의 첨체에는 작은 인간이 들어 있어 머리 부분에서 빛을 내고 있다는 생각을 발표해 당시 과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2. 19세기 이후: 19세기 이후에는 가축 등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생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인간의 생식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였다.
  3. 1960년대: 1960년대에 들어와 남녀평등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생식과 불임의 문제가 여성의 신체적인 측면에서 연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의 불임 치료라고 하면, 임신하기 쉬운 시기에 맞추어 성관계를 갖는 '타이밍 법'과 장궁 안에 정자를 집어넣는 '인공 수정'뿐이었다. 이들 방법을 통해 여성이 입신에 이를 확률은 약 12%에 지나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라고 할 수 없었다.
  4. 1970년대 이후: 1907년대에는 난자와 정자를 시험관 안에서 수정시켜 어느 정도 성장시킨 다음 자궁에 넣는 '체외 수정'이 시도되기 시작했다. 1978년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체외 수정 아기가 탄생했다. 이 기법은 생식 보조 의료의 수단으로 여러 선진국에 급속히 보급되었다. 그러나 체외 수정을 통해서도 임신이 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났다. 그래서 더욱 고도의 생식 보조 의료 수단으로, 최대한 상태가 좋은 정자를 하나 골라 인공적으로 난자 안에 주입하는 '현미 수정'이 시도되었다. 지금은 정소 정자를 이용한 현미 수정이 널리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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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대와 함께 정자의 양이 줄고 있다.

 최근 들어 남성의 정자 양이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최초의 보고는 '엘리자베스 칼슨' 박사 등에 의해 1992년에 발표되었다. 이 그룹은 1930년부터 1991년까지 발표된 22개 나라 61편의 논문을 이용해, 남성 14947명의 정자 농도와 정액의 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기간에 정자 농도는 평균 약 42%, 정액의 양은 평균 약 20%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1인당 정자의 총수'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그 후 덴마크, 미국, 프랑스 벨기에, 영국 등에서 여러 팀이 독자적으로 조사를 했는데, 모두 감소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소수이지만, 정자 감소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었다.)

 또 '하가이 레빈(Hagai Levin)' 박사 등이 2017년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유럽,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의 남성의 정자량이 1997년부터 2011년에 걸쳐 절반으로 줄었다고 알려졌다. 이 연구에 대해 당시의 일부 매체는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 수십 녀 내에 정자가 0이 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 정자의 양은 왜 떨어졌을까? 그 요인에 대해 '닐스 스카케베크(Niels Skakkebaek, 1936~)' 박사는 '환경 호르몬(EDCs: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의 작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 호르몬'은 플라스틱이나 코팅제 등에 적은 양이 포함되어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 물질들을 말한다. 플라스틱 문제는 환경 문제의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정자 감소의 한 요인일 수도 있다.

4-1. 나이가 들면 '정자의 힘'이 떨어진다.

 정상 정자가 가지고 있는 '다음 세대의 아기를 만드는 능력'을 '정자력'이라고 부르자. 한 연구에서는 35세가 지나면 '정자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졌다. 이 사실은 정자도 노화함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서 정자의 힘이 떨어지는 요인은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에 있다고 한다.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 산소의 일부는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반응성이 높아진 '활성 산소'가 된다. '활성 산소'의 양이 많아지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활성 산소가 인체에 주는 부담을 '산화 스트레스'라고 부른다. '산화 스트레스'는 정자의 DNA에 작은 손상을 입힌다. DNA가 손상되면 정자의 힘이 떨어져, 수정에서 난할에 이르는 반응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게 된다. 결국에는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손상된 DNA를 보유한 정자의 비율을 'DNA 단편화 지수(DFI: DNA Fragmentation Index)'라고 한다. DFI는 '정자 크로마틴 구조 검사(SCSA: Sperm Chromatin Structure Assay)'를 통해 조사할 수 있다. 일반 정액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사람도 DFI가 높은 경우에는 수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유산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보통 DFI가 25% 이상이면 자연 임신이 어렵다고 본다. SCSA 외에도 정액 속의 '산화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인 'ORP 측정'도 있다. ORP는 '산화환원전위차(Oxidation Reduction Potential)'의 약어이다. 또 마이크로칩으로 정자 속의 미토콘드리아의 '산화 환원 능력(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활성 산소를 무독화하는 능력)'을 조사하는 시험 등도 있다.

4-2. 정소는 열에 민감하다.

 정자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도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 정자의 '산화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비만을 막고, 금연하며, 아연·비타민D·엽산 등 항산화 물질을 포함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정소는 열에 약한 기관이라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정소 주변의 온도가 35℃ 이상이 되면, 정자를 만드는 기능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모에 딱 붙는 바지를 입지 말고, 허벅지 안쪽에 노트북 PC를 올려놓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목욕을 너무 오래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자전거를 자주 타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 그 자체는 괜찮지만, 성기의 가는 혈관이 손상될 가능성이 지적된다. 정소는 예상 이상으로 민감한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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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남성 불임'에 대한 몇 가지 연구 성과

 남성 불임과 관련 기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성과과 속속 나타나고 있다. 몇 가지 연구 성과들을 살펴보자. 남성 불임에 관한 연구는 현재 진행 중으로 새로운 성과가 계속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5-1. 남성 불임과 염색체의 관계

 첫째는 '남성 불임'과 '염색체'의 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오카다' 교수 등이 남성 불임 환자의 정자를 분석했더니, 50세가 넘으면 해가 지날 때마다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5%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에는 X염색체를 가진 것과 Y염색체를 가진 것이 있다. 전자가 수정되면 여자 아이가 태어나고 후자가 수정되면 남자아이가 태어난다. 정상 정자 안에는 X염색체를 가진 정자 100에 대해 Y를 가진 정자가 105 존재한다. 따라서 확률적으로는 남자아이가 태어나기 쉽다. 그러나 50세를 넘어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줄어들면 차츰 남자아이가 태어나기 어려워진다. 이 결과는 남성 불임 환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여자아이만 태어나기 쉬워진다는 점을 말해준다.

5-2. 나이가 들면 정자가 가진 '활성화 능력'이 약해진다.

 둘째는 2020년 1월에 일본 국립생육의료연구센터의 연구 그룹이 발표한 연구이다. 이 그룹은 정자가 가진 '구연산 합성 효소(Citrate Synthase, 시트르산 합성 효소)'가 활성화 능력에 중요한 인자임을 밝히고, 더 나아가 그 기능이 나이가 들면서 약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5-3. 60세를 넘어도 정자의 힘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남성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셋째는 60세를 넘어도 정자의 힘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남성이 발견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재 나이가 들어도 정자의 힘을 유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불임 위험도'가 높은데 아이를 원하는 남성은 젊을 때 아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일반 정액 검사로는 '불임 위험도'까지는 예측할 수 없다.

5-4. 남성 불임 환자의 Y염색체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넷째는 남성 불임 환자의 Y염색체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이다. 예컨대 정자 농도가 극단적으로 낮은 1mL당 정자가 100만 개 이하인 환자의 7~10%에서 Y염색체의 미세 결실인 'C 영역 결실'이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런 환자는 정자 수가 매우 적고, 활성화 능력에도 이상이 보이기 때문에, 현미 수정을 통해서만 아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C 영역 결실' 환자가 '현미 수정'으로 남자아이를 얻은 경우, 그 아이도 장래에 '현미 수정'으로만 아이를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Y 염색체는 '똑같은 것'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5-5. '현미 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염색체나 유전자 차원의 문제가 많다.

 다섯째는 '현미 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염색체나 유전자 차원의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이처럼 발생한 개체의 표현형이 환경에 의하여 변이를 나타내는 것을 '후성적 이상'이라고 한다. '후성적 이상'이 발견되면, 예컨대 '프레더 윌리 증후군'이 나타나기 쉽다. '프레더 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이란 근육이 과도하게 약해 '호흡 장애', '젖을 잘 빨지 못하는 등의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현미 수정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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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남성 불임에 대한 여러 문제들

 '현미 수정' 같은 고도의 '생식 보조 의료'는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부부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사회적 문제도 부각한다. 예컨대, 요즘과 같은 속도로 '현미 수정'이 계속 증가하면 200년 후에는 어린이의 절반이 현미 수정을 통해 태어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사태가 예견된다. 더구나 현미 수정으로 태어난 아이에게는 앞에서 말한 유전자 이상이라는 위험 외에도 '성장 장애'나 '발달 장애'가 유의미하게 높다는 점도 지적된다.

 도대체 몇 세까지 불임 치료를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연령 문제도 있다. 이 밖에도 '비싼 의료비', '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첨단 기술'을 생식 의료에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윤리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불임 치료에 종사하는 의사 중에는 고도의 생식 보조 의료는 다른 방법으로 임신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국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결혼도 늦고 임신을 바라는 나이도 늦으며, 불임을 걱정하는 나이도 늦다. 의학적으로는 40세를 지나면 비록 건강한 남성이라고 해도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의학적으로는 30대 전반까지 결혼하고 30대 중반까지 아이를 낳는 것이 이상적이다. 나이가 든 다음에 치료를 시작하면, 남은 시간이 짧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미 수정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불임치료를 경험한 부부 중에는 '좀 더 일찍 임신 활동이나 불임 치료를 해야만 했다.'는 후회의 목소리가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