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Q(성 소수자)
우리 사회는 '연령', '국적', '종교', '언어', '가치관' 등이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의 다양성 중에는 '성의 다양성'도 있는데, '성의 다양성'과 관련된 말 중에 LGBTQ라는 말이 있다. LGBTQ는 'Lesbian(여성의 동성애)', 'Gay(남성의 동성애)', 'Bisexual(양성애)', 'Transgender(출생 때의 성별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이 서로 다름)', 'Questioning(성의 존재 방식이 기존 틀과 맞지 않거나 또는 알 수 없음)'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즉, LGBTQ는 '성 소수자'들을 말한다. LGBTQ들은 오랫동안 사회에서 충분한 이해를 받지 못해 괴로워해 왔다. LGBTQ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는 것은 오해와 편견을 없애기 위한 첫걸음이다.
LGBTQ 각각의 문자가 나타내는 내용을 살펴보면 'T(Transgender)'만 약간 다른 개념임을 알 수 있다. T를 제외하고는 주로 '성적 지향'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T는 성적 지향과는 기본적으로 관계가 없다. 이 배경에는 성적 소수인 사람들이 사회적인 주장을 할 즈음에 T인 사람만으로는 수가 적어 LGB나 Q인 사람들과 함께 활동했기 때문이다.
0. 목차
- LGBTQ에 대한 인식 변화
- 성별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 동성애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 남녀다움이 요구되면, 성별에 대한 위화감이 표면화된다.
- '성별 불일치'의 치료는 '위해 감소'
- LGBTQ는 피부색과 마찬가지로 다양성의 하나
1. LGBTQ에 대한 인식 변화
1-1. '성 주체성 장애(GID)'에서 '성별 불일치(GI)'로
과거에는 남성의 동성애를 '호모'라고 한 적이 있었다. 원래는 동성애 전반을 나타내는 '호모섹슈얼(Homosexual)'을 줄인 말이지만, 남성의 동성애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모멸적인 뜻이 담겨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 지금은 '게이(Gay)'라고 부른다. '호모(Homo)'는 '같다'는 의미의 접두어이며, 반댓말은 '서로 다르다'는 의미를 지니는 '헤테로(Hetero)'이다. '이성애'는 '헤테로섹슈얼(Heterosexual)'이라고 한다.
'신체적인 성별'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이 서로 다른 것에 위화감을 가지고 괴로워하는 상태를 '한국 표준질병·사인 분류'에서는 성 주체성 장애(GID: Gender Identity Disorder)'라고 불러왔다. 여기서 '성 주체성'이란 '성 정체성'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한국 표준질병·사인 분류'에서는 '성 주체성'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이 질환을 '성별 불일치(GI: Gender Incongruence)'로 분류한 질환 목록을 발표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질환 목록을 취합하여 '국제 질병 분류(ICD: The 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를 만들어 발표한다. ICD는 암과 감염증을 비롯한 모든 질환을 망라하는데, 대부분의 국가가 질환 이름을 표기할 때는 이 ICD를 따른다. 2018년에 발표된 11차 개정판인 'ICD-11'에서 과거에 '성 주체성 장애'가 '성별 불일치로' 변경되었다. ICD-11이 적용되는 것이 2022년 1월부터이기 때문에 '성 주체성 장애'라고 부르는 방식도 2022년 1월부터 '성별 불일치'로 변경되었다.
'성 주체성 장애'와 '성별 불일치' 말고 부르는 방식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성별 위화(GD: Gender Dysphoria)'이다. 이 명칭은 미국의 정신의학회가 체계화한 '정신 질환의 진단·통계 매뉴얼(DSM: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적힌 것이다. 2013년에 개정된 최신 5판 'DSM-5'에서는 '성 주체성 장애'가 '성별 위화'로 변경되었다.
1-2. LGBTQ는 병이 아니다.
'성 주체성 자애'의 명칭 변경은 단지 호칭이 바뀌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LGBTQ는 병이 아니다.'라는 세계적인 의식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과거에 동성애나 성별 불일치는 정상이 아닌 상태로서 치료해야 병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최근 의학적·생물학적 연구의 진전으로, 동성애나 '성별 불일치'는 성에 관한 다양성의 일종이며, 병이 아니라는 생각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질환 목록도 그런 생각에 따라 개정된 것이다.
WHO의 ICD-11에서 '성별 불일치'는 '질환(Disorder)'이 아니라 '상태(Condition)'으로 분류된다. '성별 불일치'는 신체적인 자신이 인식하는 성의 불일치가 초래하는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수술 등의 방법이 필요하기도 하다. '성별 불일치'도 동성애처럼 기본적으로 질환은 아니지만, 의료의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성별 불일치'에 관해서는 질환으로서의 위치를 일부 남길 필요가 있다. 그래서 ICD는 '상태(Condition)'라는 새로운 분류를 만들어 거기에 '성별 불일치'를 넣었다. LGBTQ인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해 이전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최신 정의에 근거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성 주체성 장애(GID)'라는 표현은 시대에 뒤처진 것이며, 유럽 등에서 '성 주체성 장애(GID)'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노골적으로 불쾌해하기도 한다.
2. 성별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2-1. 신체적인 성별은 '성 염색체'의 조합에 따라 정해진다.
사람의 신체적인 성별은 기본적으로 '성 염색체(Sex Chromosome)'의 조합에 따라 정해진다. 사람의 유전 정보가 기록된 DNA는 세포 안의 염색체에 들어 있다. 많은 사람은 어머니에서 온 23개의 염색체와 아버지에서 온 23개의 염색체를 받아, 총 '46개(23조)'의 염색체를 가진다. 그 가운데 '2개(1조)'가 '성 염색체'이다. 염색체에는 X와 Y의 2종류가 있다. 대부분 XY 조합이면 몸의 성은 남성, XX 조합이면 몸의 성은 여성이 된다.
'몸의 성이 나뉘는 것(남녀의 성기 등이 만들어지는 것)'은 태아 시기이다. 수정 뒤 7주째 무렵까지는 태아가 '남녀 어느 쪽의 몸이라도 될 수 있는 상태' 즉 '미분화 상태'이다. 수정 뒤 7주째 무렵 성 염색체가 XY이면, Y 염색체 위에 있는 유전자의 작용으로 정소가 생긴다. 정소에서는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Androgen)'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수정 뒤 8주째 이후에 정소에서 분비된 '안드로겐'은 혈액을 타고 태아의 몸속을 돌아 몸속의 세포에 영향을 준다.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아 정관과 음경 같은 남성형 성기가 생긴다. 안드로겐이 대량으로 분비되는 모습을 '안드로겐 샤워(Androgen Shower)'라고도 한다.
한편, 성 염색체의 조합이 'XX'이면 'Y 염색체'가 없기 때문에, 정소가 만들어지지 않고 안드로겐도 분비되지 않는다. 태아기에 안드로겐이 작용하지 않으면 난소와 자궁이 생겨 여성형이 된다. 즉, 몸의 성별이 결정될 때는 안드로겐의 유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태아기의 성 분화가 전형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성 염색체의 조합이 'XY'라도 몸의 성이 여성이 되기도 한다. '성 염색체'가 몸의 성별을 모두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2-2. '마음의 성별'을 뇌가 정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메커니즘에는 아직 수수께끼가 많다.
신체적인 성 분화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꽤 자세히 밝혀졌다. 하지만 마음의 성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정해지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 대부분은 '몸의 성'과 '마음의 성'은 일치하지만,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뇌가 마음의 성을 정하는 것은 분명하다. '안드로겐 샤워(Androgen Shower)'의 영향으로 태아기에 남성형 성기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뇌도 태아기에 '안드로겐 샤워'를 함으로써 남성형 뇌가 될 것이라 생각되어 왔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안드로겐 불감성 증후군(AIS: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이 있다. '안드로겐 불감성 증후군'은 사람인 성 염색체가 XY이며 정소가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안드로겐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가 다르다. 그래서 몸속의 세포가 안드로겐에 반응하기 어렵거나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안드로겐에 전혀 반응하지 않으면, 태아기에 '안드로겐 샤워'를 받아도 음경 등이 만들어지지 않아 외성기는 여성형이 된다. 이런 경우, '마음의 성'도 여성이며, '성적 지향'도 남성을 좋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것은 뇌도 안드로겐이 작용하면 남성형이 되고, 작용하지 않으면 여성형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3. 사람 뇌는 남녀의 특징이 '모자이크' 상태인 것 같다.
하지만 뇌의 성 분화는 안드로겐이 작용하는지 아닌지로 남성형 또는 여성형이 될 만큼 단순하지는 않다. 몸의 성 분화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안드로겐 작용으로 뇌도 성 분화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뇌가 확실하게 남성형·여성형 둘로 나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또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불명확한 점이 많고,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뇌의 일부 부위는 평균값을 취하면 남녀 사이에서 모양과 크기가 서로 다르다. 예컨대 뇌 중심부의 '시상 하부'에 있는 '분계조 상핵'이라는 부위의 크기는 남녀의 평균 크기가 서로 다르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통계적인 차이이며, 개인적인 수준에서 보면 그 경향에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는 뇌가 남성적이 특징과 여성적인 특징이 혼재하는 '모자이크' 상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2015년,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Tel Aviv University)'의 '조엘(D. Joel)' 박사 연구팀이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를 사용해 뇌의 몇몇 부위의 크기를 측정한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사람 뇌는 남녀의 특징이 모자이크가 되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개인의 뇌에서는 '남성의 평균값에 가까운 부분(남성적인 특징이 있는 부분)'과 '여성의 평균값에 가까운 부분(여성적인 특징이 있는 부분)'이 혼재했던 것이다.
3. 동성애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성 정체성', '성적 지향'과 유전자의 관련성을 조사하는 연구도 여러 해 동안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동성애와 유전자의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는 1950년대부터 이루어졌다.
1991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존 마이클 베일리(John Michael Bailey, 1957~)' 박사 연구팀은 남성 쌍둥이 중 하나가 '동성애'였을 때 다른 하나가 동성애인지 아닌지를 조사하는 연구를 했다. 조사는 '일란성 쌍둥이(유전자가 100% 같음)', '이란성 쌍둥이(유전자가 약 50% 같음)', '의형제(유소년기에 의형제가 되어 유전적 관계는 없지만 같은 환경에서 자람)'의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실시되었다. 그 결과, '일란성 쌍둥이'에서는 한쪽이 동성애였을 때 다른 한쪽도 동성애인 비율은 52%였다. '이란성 쌍둥이'에서는 22%였고, '의형제'에서는 11%였다. 유전자가 가까울수록 둘 다 동성애인 비율이 높다는 결과로 미루어 볼 때, 동성에에 뭔가의 유전 정보가 관계하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그 후 '동성애 유전자'의 탐색이 이루어졌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동성애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2019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 연구팀이 50만 명 가까운 사람의 유전자와 동성애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러나 그 정도의 대규모 조사에서도 동성애와 명확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성적 지향'에 '유전자(Gene)'가 관계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단, 그것은 단일 유전자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유전자의 복잡한 조합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고혈압 원인 유전자'는 없지만, 복수의 유전자의 복잡한 조합에 따라 '고혈압'이 되기 쉬운 체질인지 아닌지가 정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4. 남녀다움이 요구되면, 성별에 대한 위화감이 표면화된다.
후천적인 영향을 받아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변화했다고 생각되는 어른도 분명히 있다. 한편 2~3세 무렵부터 몸의 성별은 남자인데 여자 옷을 입고 싶거나 머리카락 자르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어린이도 있다. 사춘기 전의 어린이가 '성별 불일치'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선천적인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단, '선천적인 유전의 영향'과 '후천적인 환경의 영향'이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자신이 LGBTQ라고 인식하는 시기는 개인차가 크다고 한다. 동성애 같은 성적 지향에 관한 문제는, 중학교 무렵에 인식하기 시작해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시기에 확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더 어린 시절부터 왠지 동성이 좋다는 감각을 가졌더라도, 신체 접촉을 수반하는 것 같은 성적 감정이 확실해지는 것은 사춘기 이후가 많다. 한편, '성별 불일치(몸의 성과 마음의 성 사이의 위화감)'는 사춘기보다 더 이른 시기에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남녀 구별을 확실하게 요구하는 그런 주위 환경이 방아쇠가 되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남녀 사이에 교복이 다르고 머리 스타일과 노는 방식에도 '남자다움', '여자다움'을 강조하는 유치원에 다니면 이른 시기부터 어린이들에게도 남녀 의식이 싹트기 때문에, 자신의 성별 위화감을 알아차리는 것도 빨라진다고 한다. 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연령에서 성별에 위화감을 느끼고 오는 어린이는 '몸의 성별'이 남성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어린이의 경우, 현재의 사회에서 '남녀다움'이 강제되는 것은 압도적으로 남자 쪽이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몸의 성별'이 여성이 어린이들도 성별의 위화감을 호소하고 병원에 찾아오는 사례가 많아진다. 여자다운 교복의 착용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주위로부터 남녀의 구별을 강요받았을 때 위화감이 표면화된다.
5. '성별 불일치'의 치료는 '위해 감소'
LGBTQ는 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단 '성별 불일치'에 관해서는 성별 위화감을 없애거나 경감시키기 위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성별 불일치'의 치료로는 '호르몬 요법'과 '성별 적합 수술'의 두 가지가 큰 기둥이 된다. '성별 부일치'인 사람들에 대한 의학적인 개입에서는, 지금은 '치료'라기보다는 당사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위해 감소(Harm Reduction)'이라는 개념이 더 쓰이고 있다.
의학적인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별 불일치'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이라고 하지만, 성 정체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어, 기본적으로는 당사자의 주관적인 생각에 근거해 진단을 한다. 성별 불일치로 무엇을 고통이라고 느끼는지는 개인차가 크다. '마음의 성'이 남성이며 '몸의 성'이 여성이었던 어떤 사람은 자신의 고음 목소리가 고통이었다. 의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정도였기 때문에 제3자를 통해 의사소통을 했다. 한편, '몸의 성'은 남성이며 '마음의 성'이 여성이었지만 수염이 나도 거의 알아 차리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성별 불일치'의 진찰은 당사자에게 무엇이 고통인지를 듣고 그 고통을 없애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당사자의 성 정체성에 따른 형태로 사회생활을 보낼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별 불일치'의 치료는 '호르몬 요법'으로 이루어지고 필요에 따라 '성별 적합 수술'도 실시하고, 사춘기 시기에는 '2차 성징 억제 요법'을 쓰기도 한다.
5-1. 호르몬 요법
'성별 불일치'의 '호르몬 요법'이란 몸의 성과 다른 성호르몬 주사나 내복약의 형태로 몸에 넣는 치료법이다. 마음이 남성이고 몸이 여성이면 남성 호르몬을 넣는다. 그러면 월경이 멈추고 목소리도 바뀌고 근육도 남성처럼 된다. 수염도 나고 털도 짙어진다. 한편 마음이 여성이고 몸이 남성이면 여성 호르몬을 넣는다. 그러면 근육이 줄고 살결도 바뀌는 이외에 음경도 위축되고 작아진다. 단 목소리가 저음인 것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성대의 형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낮은 것은 '보이스 트레이닝(Voice Training)' 등으로 높은 소리를 내는 훈련을 하여 대응한다.
5-2. 성전환 수술
'성전환 수술(Sex Reassignment Surgery)'은 신체적 외모와 기능을 고유한 성적 특성을 다른 성으로 변경하는 수술이다. 식별된 성별로서의 성별 위화감 치료의 일부로 여겨진다. 마음이 남성이고 몸이 여성이면, 유방절제나 외성기 형성 수술 등을 한다. 마음이 여성이고 몸이 남성이면 음경 등을 절제해 질을 만드는 수술 등을 한다.
성전환 수술에는 신중한 수술 전 평가를 요한다. 먼저 '수술 전·후 호르몬 요법'ㅇ르 포함한 복잡한 약물 요법이 포함된다.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환자가 약물 요법이 가능한지 평가하게 된다. 정신과 전문의가 성전환 수술을 정말 원하는 사람이 맞는 것인지, 수술 후 변화된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평가한다. 또한 성형외과 의사가 전반적인 몸 상태의 건강을 평가하게 되고, 수술적 치료가 적절한지를 평가하게 된다.
5-3. 2차 성징 억제 요법
'성별 불일치'의 진단과 치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호르몬 요법'은 기본적으로 18세 이후가 아니면 실시할 수 없다. 그러나 성별에 위화감을 가진 사람에게는 11세 전후에 시작하는 사춘기가 매우 괴로운 시기라고 한다. 성별에 위화감이 있는 어린이가 어른이 된 후에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최초에 죽음을 생각한 것은 사춘기의 2차 성징이 시작되었을 때라고 답변한 사람이 아주 많았다.
사춘기의 2차 성징에 대한 강한 위화감을 막기 위해 '2차 성징 억제 요법'을 쓰기도 한다. 약으로 2차 성징을 멈출 수 있다. 2차 성징은 '뇌하수체(Pituitary Gland)'에서 '생식샘 자극 호르몬(GTH: Gonadotropic Hormone)'이 방출됨으로써 진행된다. '생식샘 자극 호르몬'이 정소 또는 난소에 작용하면, 남성 호르몬 또는 여성 호르몬이 나온다. 그 남성 호르몬 또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몸매와 성기가 변화하는 것이다. '2차 성징 억제 요법'은 '생식샘 자극 호르몬'을 나오게 하는 지령이 '뇌하수체'에 이르지 않게 함으로써, 2차 성징의 진행을 방해하고 2차 성징 시작 전의 상태에 가깝게 할 수 있다. '2차 성징 억제 요법'은 'GnRH 아고니스트(GnRH agonist)'라는 약을 투여함으로써 뇌하수체가 GnRH에서 받는 자극을 억제한다. 그 결과 뇌하수체에서 '생식샘 자극 호르몬(GTH)'이 나오는 것이 억제되고 2차 성징도 진행되지 않는다.
이 방법은 '성별 불일치'로 괴로워하는 어린이들에게 전 세계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큰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2차 성징의 진행을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을 뿐이며, 약을 멈추면 2차 성징이 시작된다. 2차 성직 억제 요법'에 연령 제한은 없다. 따라서 2차 성징이 시작됨으로써 위화감이 강하게 나오면 필요에 따라 실시한다. 2차 성징이 멈추면 본인들은 상당히 안심한다. '2차 성징 억제 요법'을 일정 기간 쓰고, 성별에 대한 위화감이 사라지면 중지하는 경우도 있다. 위화감이 계속될 것 같으면, 일정 연령이 되었을 때 호르몬 요법으로 바꾼다. 그런데 2차 성징 억제 요법을 일정 기간 계속하고 있으면 15세부터라도 '호르몬 요법'이 가능하다.
6. LGBTQ는 피부색과 마찬가지로 다양성의 하나
피부색에는 유전자가 관계하고 있다. 그러나 피부색을 정하는 유전자를 뒤쫓아 그것을 치료한다는 발상은 하지 않는다. LGBTQ도 그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LGBTQ는 인류가 가진 다양성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성별에 대한 위화감이나 연애 대상이 동성이냐 이성이냐 하는 것은 그런 '다양성(Diversity)'의 일부이다.
사람 이외의 동물에서도 동성애적 성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생물은 원래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LGBTQ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LGBTQ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아직 LGBTQ에 대한 거부감은 강하다. LGBTQ에 관한 연구가 더욱 진전되어 LGBTQ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차별이 없어져서, 그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