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장애(Learning Disorder)
21세기 들어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가 주목받게 되었다. 잘 알려진 것은 '소통(Communication)'에 지장을 주는 '자폐 범주성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와, 행동면에서 문제가 생기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이다. 그러나 이 밖에 '읽기', '쓰기', '계산' 등 기본적인 학습 일부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학습 장애(LD)'도 있다. 본인의 노력 부족으로 여겨져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0. 목차
- 학습 장애(LD)
- 읽고 쓰기 장애
- '산술 장애'는 4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 LD의 원인
- LD와 ADHD를 함께 가진 어린이도 있다.
- 경계선 지능
- LD에 대한 대처
1. 학습 장애(LD)
세상에는 공부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다. '게임', '만화', 'TV' 등에 빠져 자기도 모르게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힘들어하는 원인이 개인이 아닌 공부 부족, 결국 노력 부족이 아닌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런 유형의 어린이들은 전반적인 지적 발달은 뒤처지지 않았지만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계산하기', '추론하기' 등의 기본적인 학습 능력을 습득하는 데 장애가 있다. 이런 장애를 '학습 장애(LD: Learning Disorder)'라고 한다.
'학습 장애'인 어린이는 일상생활에는 그다지 지장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 후에 읽거나 쓰거나 계산하는 등의 학습 기반이 되는 기능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려워진다. 단, 앞에 든 6개 학습 내용 모두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 학습 내용만 뒤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학습 곤란이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따라 '학습 장애(LD)'는 크게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산술 장애'의 세 가지로 분류된다.
2. 읽고 쓰기 장애
LD 가운데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은 '읽기 장애'로 '난독증(Dyslexia, 디스렉시아)'라고도 한다. dyslexia는 그리스어로 '읽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읽기가 어려우면 결과적으로 쓰기도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읽고 쓰기 장애'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읽고 쓰기 장애'를 '난독증'이라고도 한다. '읽고 쓰기 장애'의 핵심적인 원인은 '음운 인식'이 약하기 때문이다. '음운'이란 언어로 인식되는 소리의 체계를 말하며, '음운 인식'이란 글자나 숙어의 의미를 떠나 소리의 구조에 주목할 수 있는 인식과 감도를 가리킨다. '음운 인식'이 약하면 우선 글자를 읽고 쓰는 데 실패해 '학교', '학기' 등 비슷한 소리를 구별하지 못한다. 또 단어나 문장을 보았을 때, 그것이 머릿속에서 정확한 소리로 변환되지 않기 때문에 올바르게 읽는 방법을 몰라, 억측해서 읽거나 기억을 되살려 읽으려고 한다. 게다가 들은 단어나 문장이 머릿속에서 순서대로 올바르게 변환되지 않기 때문에 잘못 쓰게 된다. 한글의 읽고 쓰기가 서툴면, 한자나 알파벳 등 다른 문자를 읽고 쓰기도 제대로 못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른 단계에서 지원해야 한다. 단, 머릿속에서는 단어와 그 의미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단어를 이해할 수 있다. '읽고 쓰기 장애'를 가진 어린이의 특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읽고 쓰기 장애 | '읽고 쓰기 장애'를 가진 어린이의 특징 |
읽기 장애 | 모양이 비슷한 글자 등을 잘 못 읽는다. |
읽고 있는 곳을 확인하려고 손가락을 짚으면서 읽는다. | |
문장을 읽고 있는 도중에 어디를 읽고 있는지 모르게 된다. | |
문장의 일부를 빠뜨리고 읽거나, 문장의 끝을 적당히 바꿔 읽는다. | |
읽는 데 시간이 걸린다. | |
쓰기 장애 | 글자를 올바르게 쓰지 못한다. |
글자를 보고 그대로 옮겨 쓰지 못한다. | |
모양이 비슷한 글자를 잘못 쓴다. | |
좌우가 바뀐 거울 글자를 쓴다. | |
'필순(쓰는 순서)'이 잘못되었다. | |
글자의 형태나 크기가 제각각이거나 정해진 칸에서 벗어난다. |
3. '산술 장애'는 4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산술 장애'라고 하면, 수학 공부를 전혀 따라오지 못하는 어린이를 상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어떤 것일까? '산술 장애'는 '수 처리', '수 개념', '계산', '수적 추론' 등 4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 수 처리: '수 처리'란 '수사', '숫자', '구체적 사물의 대응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4를 읽는 방법은 '사'이며 이것이 수사'이다. 쓰는 방법은 '4'이고 이것이 '숫자'이다. 수 처리에는 '수사(사)'와 '숫자(4)'와 '구체적인 물건(예컨대 4개의 사과)'의 세 가지를 연결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것을 할 수 없으면 숫자는 쓸 수 있지만 읽지 못하거나, '사과 4개를 가지고 오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올바른 수를 세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 수 개념: '수 개념'이란 '기수성(수의 크기 개념)'과 '서수성(수의 순서)'을 이해하는 것이다. '기수성'을 모르면 수의 대소 관계를 이해할 수 없게 되고, '서수성'을 모르면 자신이 줄에서 몇 번째에 서 있는지 대답할 수 없게 된다.
- 계산: '계산'에 대해서는 암산과 필산을 나누어 생각한다. 암산에서는 합이 20까징니 수의 덧셈·뺄셈, 구구단 범위의 곱셈·나눗셈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답할 수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필산'에서는 수자를 공간적으로 정확히 배치할 수 있는지, 자릿수올리기·자릿수내리기를 할 수 있는지 등이 판단의 포인트이다.
- 수적 추론: '수적 추론'에서는 문장으로 표현된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살핀다. 설문의 문장을 읽고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릴 수 있고, 식을 세워 계산해서 답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살핀다.
다만 이들 모든 경우에 문제가 있어야 '산술 장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수의 순서는 알지만, 양으로서의 수를 상상할 수 없거나 암산은 할 수 있지만 필산은 하지 못하는 등, 기본적인 수학의 극히 일부를 할 수 없는 어린이를 산술 장애로 판단한다.
교육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계산을 순서대로 할 수 없는 유형'과 '계산은 순서대로 할 수 있는 데도 숫자가 나타내는 크기를 모르는 유형'이 있다. 전자는 400과 700 가운데 어느 쪽이 큰지는 알지만, 우변에서 좌변으로 이동하면 부호가 바뀌는 것처럼 계산 절차가 복잡해지면 계산 도중에 헷갈린다. 후자는 0, 10, 20의 눈금이 있을 때, 눈금이 없는 한가운데가 15를 나타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10 다음이므로 11이라고 답을 하든지 한다. 부주의로 인한 계산 실수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인 어리이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산술 장애'인 경우에는 틀리는 데 규칙성이 있다. 그것이 둘을 구분하는 포인트가 된다.
4. LD의 원인
4-1. 읽고 쓰기와 다른 정보 전달·처리 경로
그러면 이런 LD가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신경심리 과학적으로 말하면, 읽는 경우와 쓰는 경우는 그 정보 전달·처리 경로가 다르다. 읽는 경우는 먼저 글자를 본 다음 음성으로 한다. 결국 눈으로 입력된 시각 정보가 뇌 안에서 음성 정보로 변하고 그런 다음 입에서 음성으로 출력된다. 쓰는 경우는 '글자를 듣고 쓴다', '글자를 보고 쓴다', '작문 등을 한다'는 세가지 경로가 있다. '듣고 쓰기'에는 귀로 입력된 청각 정보가 뇌 안에서 시각 정보로 변하고, 그 시각 정보가 운동 정보로 변환되어 출력된다. '보고 쓰기'에서는 눈으로 입력된 시각 정보가 뇌 안에서 운동 정보로 변환되어 운동으로 출력된다. '작문하기'에서는 생각한 것이 운동 정보로 변환되고 운동으로 출력된다. LD인 어린이는 이러한 정보 전달·처리 경로 가운데 뇌 안 어딘가의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고, 그 결과 특정 분야의 학습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읽기 장애'와 혼동되기 쉬운 증상으로 '얼렌 증후군(Irlen Syndrom)'이 있다. '얼렌 증후군'은 시각과 그 인지에 문제가 있으며, 그것이 뇌 안의 정보 전달·처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얼렌 증후군'인 사람은 빛의 자극에 대해 과민 반응하기 때문에 지면이 눈부시게 보여 글자가 사라지거나 흔들리며, 이중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글자를 읽기 힘들어진다.
4-2. LD의 실태는 인지 능력의 불균형
'학습 장애(LD)'는 지능 검사로 알 수 있는 지적 능력의 평균은 낮지 않아도, 지능을 구성하는 각각의 인지 능력이 불균형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현재 실시되는 지능 검사에는 'WISC-IV'나 'KABC-II'등 여러 종류가 있다. 'WISC-IV'에서는 '언어 이해 능력'과 '시각적 능력' 등의 균형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KABC-II'에서는 '계차 처리', '동시 처리'라는 정보 처리 양식의 능력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계차 처리'란 하나씩 순서에 따라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왕조 시대의 임금 이름을 최초부터 순서대로 기계적으로 기억해 나갈 때 등에 발휘된다. '동시 처리'란 복수의 정보를 그 관련성에 주목해 전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여러 개의 조각그림을 맞추어 완성하는 '직소 퍼즐(Jigsaw Puzzle)'의 작업 등에 발휘된다.
보통 지적 능력을 구성하는 '인지 능력'과 '계차 처리'와 '동시 처리' 등의 정보 처리 양식 능력은 비교적 균형적으로 발달하지만, LD인 어린이의 경우 극단적인 불균형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그것이 LD의 본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계차 처리'는 강하지만, '동시 처리'는 약한 어린이와, 반대로 '계차 처리'는 약하지만 '동시 처리'는 강한 어린이가 있다는 뜻이다.
- '계차 처리' 능력이 '동시 처리' 능력에 비해 낮으면: '계차 처리' 능력이 '동시 처리' 능력에 비해 낮으면, 읽고 쓰기에서의 글자의 대략적인 형태는 맞지만, 세부는 부정확해진다. 또 '고니무'등 단어로서 존재하지 않은 글자열을 읽고 쓰기가 어려워진다. 수학에서는 35라고 써야 할 곳에, 숫자를 계열화하지 못해 53이라고 쓰는 경우나, 수의 순서를 모르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 '동시 처리' 능력이 '계차 처리' 능력에 비해 낮으면: '동시 처리' 능력이 '계차 처리' 능력에 비해 낮으면, 읽고 쓰기에서는 글자의 세부 형태는 맞지만 전체의 모양은 틀리며, 수학에서는 양으로서의 수를 이해하지 못하며, 문장으로 표현된 문제를 풀 수 없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4-3. LD의 메커니즘은 아직 모른다.
LD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발생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어떤 유전적 요인이 있으며 거기에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겹치면서, 중추 신경계의 뇌 기능 장애로 나타나고, 그것이 잘하고 못하는 편향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선천적인 뇌 기능 편향이 성장·발달 과정의 어딘가에서 LD 증상이 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LD의 원인은 '부모의 육아 방식'이나 '어린이 자신의 노력 부족'같은 후천적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LD라고 해서 본인과 부모가 책임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다. 또 유전적 요인에 대해서도 유전자 차원에서 밝혀진 것은 없으며, 다양한 요인이 겹쳐 복잡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LD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부모가 LD라고 해서 자식도 반드시 LD가 된다는 단순한 내용은 아니다. 부모가 LD가 아니라도 자식이 LD가 될 가능성이 있다.
5. LD와 ADHD를 함께 가진 어린이도 있다.
'발달 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는 특정한 일을 하기가 극단적으로 열우며, 발달이 불균형해지는 장애를 가리킨다. 앞서 말한 대로 원인과 종류도 다양한데, LD 외에 '자폐 범주성 장애(ASD)'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있다.
'자폐 범주성 장애(ASD)'는 대인 관계 곤란과 강한 집착이 특징으로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 ADHD는 약속이나 물건을 잊는 등의 '부주의'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불쑥 움직이며 침착하지 못한 '다동'과 '충동'이 주된 특징이다.
LD와 ADHD는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증상이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이 둘이 합쳐진 경우도 있다. ADHD로 인한 부주의한 증상이 있으면 학습에서 뜻하지 않은 실수가 많아지며, 읽고 쓰기와 계산 능력이 떨어진다. 또 아동기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도 공통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실시된 조사에는 LD인 어린이 3명 가운데 1명 정도는 ADHD를 함께 가지고 있었다.
6. 경계선 지능
앞서 말한 대로 LD의 경우 지적 발달에는 지체가 없다고 한다. '지적 발달'은 '지적 능력'과 '적응 기능(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능력)'을 종합해 판단한다. 지적 능력에 장애가 있는 '지적 장애'가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IQ 69 이하 정도이다. '지적 장애'에 해당하는 지적 장애 어린이는 전체의 약 2% 정도이며, 지적 장애 특별 지원학교나 초등학교·중학교에 병설된 지적 장애 특별 지원 학급 등, 비교적 적은 인원이 모여 배우는 곳이 있다.
또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IQ 70~84 정도의 '경계선 지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의 어린이들이 있다. '경계선 지능'의 어린이는 전체의 약 14%를 차지하며, 전반적 학습 영역에서 고르게 낮은 수준을 보인다. 또 '학습'뿐만 아니라 '운동', '소통', '감정 조절' 등 을 전반적으로 어려워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다만 IQ로 보는 '지적 장애', '경계선 지능', '그 밖의 경계선'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아래에 1970년에 미국에서 연구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지적 장애'인 사람은 경증이라도 9세 정도의 정신 연령에 머무는 경향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그 이상의 정신 연령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계선 지능'인 사람은 11세 정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산술 장애'에서는 LD의 기준으로, IQ의 값을 경계선 지능보다 높은 85~90 이상으로 하고 있다. 수학에서는 복수의 사항에서 공통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일반화하는 '추상화'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경계선 지능'인 어린이는 추상화 능력에 진전이 보이지 않아, 그것을 '산술 장애'로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경계선 지능'인 어린이는 '산술 장애'에 포함되지 않는다. 읽고 쓰기 장애에서도 연구 논문에서의 대상은 IQ 85 이상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경계선 지능'인 어린이들은 대부분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해 방취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경계선 지능'인 어린이에 대해 부모나 교사들은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공부나 운동을 못한다', '본인의 잘못이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교과 학습에 흥미를 갖지 못해 학교를 싫어하거나,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어른이 되어도 사회 참여가 제한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 특별한 지원이 없기 때문에 공적인 지원 체계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7. LD에 대한 대처
7-1. LD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LD는 조기에 발견해 조기에 지원한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아기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은 '뽀뽀'를 '뽀꼬'라고 하는 등 음운의 실수와 '끝말잇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 등이다. 다만 유아의 경우 어린이에 따라 다소 발달의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LD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따라서 LD는 초등학교 입학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생이 되어도 '깨끗해' 등 특수 음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익고 쓰기 장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산술 장애'에 대해서는 지적 능력을 측정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2+7=9 등의 암산을 하지 못하거나 느리며 항상 손가락을 사용해 세는 등의 경우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필산이 필요하지 않은 범위의 덧셈과 뺄셈은 초등학교 1학년까지, 구구단 범위의 곱셈과 나눗셈은 3학년까지 학습한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도 학습에 시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의해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보호자가 '이런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을 텐데 왜 못하지?'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지 없는지가 하나의 판단 포인트가 된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전반적으로 학습의 어려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잘 관찰하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 어떤 능력이 극단적으로 낮은 경우에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학력의 문제라고 판단하지 말고 LD의 가능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영어 학습이 시작되면 국어 표현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던 어린이가 영어 단어를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보호자가 '내 아이가 LD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한 경우에는 먼저 담임 교사와 상담하면서, 어린이가 학교와 집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에 대해 상의하는 일이 중요하다. 담임 교사는 보호자와 상담한 후, 각 지역 교육청의 '특수교육지원센터'에 해당 어린이가 학습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요청한다. 보호자가 신청할 수도 있으나, 진단 평가 과정에는 담임 교사의 견해도 포함되므로 처음부터 담임 교사와 상담하는 편이 좋다. 단, 교육청 특수교육센터에는 일정 연령 이상의 초등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하므로, '거기에 해당하지 않은 초등학생'과 미취학 유아'인 경우에는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7-2. LD에는 '장점 활용형 지도'가 효과적이다.
어떤 어린이는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LD 등 발달 장애가 있는 어린이에게는 장점과 단점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그 장점과 단점에 대한 지도법에는 크게 '단점 개선형 지도'와 '장점 활용형 지도' 두 가지가 있다. LD인 어린이에게는 하지 못하는 것을 반복하는 '단점 개선형 지도'보다 '장점 활용형 지도'가 효과적이다.
'장점 활용형 지도'란 어린이 각자의 문제에 맞춰, 힘들어하는 학습에 대해 장점을 사용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계차 처리'가 강한 어린이에게는 '단계적인 교육 방법', '순서성의 중시', '부분에서의 전체로' 등의 접근법이 효과적이다. '동시 처리'가 강한 어린이에게는 '전체에 근거를 둔 교육 방법', '관련성의 중시', '전체에서 부분으로' 등의 접근법이 효과적이다.
LD는 뇌 기능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고쳐지지 않는다. '(국제연합(UN: United Nations)'의 '장애인 권리 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에서 말하는 '합리적 배려'도 필요하다. '합리적 배려'란 예를 들면 읽는 데 시간이 걸리는 사람에게는 시험 등의 시간을 더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같은 출발점에 서도록 하기 위해 이런 점을 배려하자는 것이다.
7-3. 생활 속에서 수를 의식하는 체험이 중요
가정에서는 '하지 못한다고 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훈련시키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어린이 나름의 학습 방법이 있다. 특히 수학 같은 과목은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를 묻고 하지 못하면 '틀렸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산술 장애'를 가진 어린이에게, 계산 문제를 보통의 방식으로 반복해 풀게 하는 학습을 시켜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LD인 어린이는 주위 사람이 '너는 그것도 못하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또 계산에서는 생활 속에서 수를 사용한 경험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 예컨대 '사탕을 2개 받을 때보다 4개 받을 때가 더 좋았다.', '내 친구는 잠자리를 '5마리 잡았는데 나는 1마리밖에 잡지 못해 서운했다' 등 본인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과 결부된 경험'이 수와 양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
7-4. LD는 하나의 '개성'으로 파악할 수 있다.
LD인 어린이는 공부를 힘들어한다. 그러나 공부를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다른 방법이 필요할 뿐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발달 장애는 '장애'라기보다는 하나의 '개성'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LD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LD인 어린이가 그 특성을 살려 자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톰 크루즈(Tom Cruise, 1962~)'는 '탑 건(Top Gun)',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등 수많은 영화에서 주연을 맡으며 크게 활약하고 있는 배우이다. 그는 어렸을 때 b와 d, p와 q를 구별하지 못하거나 행을 건너뛰어 읽는 등 교과서를 제대로 읽지 못해, 고등학교까지 LD 학생을 위한 특별 학급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19세에 배우가 된 다음에는 대사를 녹음해 그것을 듣고 기억하는 방법을 통해 지장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또 일본의 유명한 만담가 '야나기라 가로쿠(1971~)'는 9세부터 만담을 시작해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최연소로 만담가 가운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읽고 쓰고 장애'가 있음을 고백한 인물이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공부가 너무 힘들어, 성적표는 공작과 음악 이외에는 하위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는 아직 LD 자체가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40대에 들어서야 LD 진단을 받았다. 만담은 스승으로부터 '구전'으로 배웠기 때문에 기억할 수 있어서 성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