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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치'는 왜 길을 못찾을까?

SURPRISER - Tistory 2022. 10. 22. 21:09

 방향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길눈이 어두운 사람을 흔히 '길치'라고 부른다. '길치'는 길을 잘 잃어 목적지를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방향을 잘 구분하는 사람'과 '방향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0. 목차

  1. 길치
  2. 여성은 길을 잃기 쉬운가?
  3. 길치 극복하기
  4. 뇌과학의 발전으로 '알기 쉬운 지도'가 생긴다?

1. 길치

 '길치(길을 잘 잃는 사람)'에 대한 연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1970년대부터 이루어져 왔다. 연구에서는 피실험자 자신이 길을 잘 잃는지 아닌지 등에 답하는 주관적인 자기 평가와, 피실험자를 어둠 속에서 이동시키고 나서 움직인 방향 등을 묻는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 이들 결과를 비교한 결과, '자기 평가'와 '객관적인 평가'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즉 자신이 '방향 감각'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는 길치인 경우가 있었다.

1-2. 길치는 '인지 지도'의 정밀도가 낮다.

 그러면 '길치인 사람'과 '길치가 아닌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길치인지 아닌지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정해진다.

 그 요인 가운데 하나가 '인지 지도(인간이 지식으로 가지고 있는 지도)'의 정밀도의 차이이다. 사람은 자기가 본 것을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예컨대 교차점의 구부러진 각도가 꽤 크면, 꺾인 부문의 모양을 대체로 90°라고 기억한다. 이처럼 머릿속의 '인지 지도'와 '실제 지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그래서 '인지 지도'의 정밀도는 개인마다 서로 다르다. 그리고 어떤 장소에 처음 갔을 경우, 그 경로를 언어의 형태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왼쪽 도보에 보이는 배스킨라빈스까지 간 후, 그다음에 나오는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한 다음 2번째 나오는 왼쪽 길로 들어간다.'라는 식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지식이 정리되거나, 여러 차례 지나가면서 '인지 지도'는 점점 상세해 지며, 정체를 굽어보는 '조감도'적인 이미지를 띠게 된다. 실제 실험을 해보면, 피실험자 중에서도 '조감도적인 이미지가 곧 생기는 사람'과 '조감도적인 이미지가 생기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조감도적인 이미지가 생기면, 길을 가로질러 지름길도 찾아갈 수 있으며, 좀처럼 길을 잃지 않게 된다.

1-3. 길치는 경험 문제인가?

 그러나 '인지 지도'와 '실제의 지도'가 달라졌다고 반드시 길을 잃기 쉽다는 것은 아니다. 상세한 '인지 지도'가 아니라도 요점을 알 수 있으면 길을 잃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길을 잃지 않는 사람은 교차점의 정보 등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길을 잃어버리는 사람은 차가 멈추었던 것 등 길을 찾는데 필요 없는 사항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이러한 차이는 어떻게 해서 생길까?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이유 중에 하나는 '경험의 차'라고 생각된다. 예컨대 도시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이라도, 사막에 가면 무엇을 표지로 삼아야 좋을지 알 수 없게 된다. 말하자면 경험이 적으면 '길치'가 되기 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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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성은 길을 잃기 쉬운가?

 여성은 남성에 비해 길을 잃기 쉽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 여성보다 남성이 공간 파악 능력이 좋은 것은 실험에 의해 이미 밝혀져 있다. 다트 같은 과녁 등을 사용한 실험이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여성이 더 길을 잃기 쉽다고 말하는 연구자도 있다. 하지만 그런 능력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고 보는 연구자들도 있다. 정말로 길을 잃느냐 아니냐는 훨씬 높은 응용 단계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길치는 경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예컨대, 여성이 남성의 안내를 받는 일이 많아지면, 지도를 볼 기회가 줄어든다. 경험 부족의 결과, '길치'인 여성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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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길치 극복하기

 그러면 '길치'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방법 중 하나는 '지도'를 보는 것을 권한다. 강이나 전철 선로 등 커다란 경계에 주목해, 무엇이 기준이 되는지를 생각하면서 지도를 보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첫걸음이 중요하다. 예컨대 지하철에서는 목적지에 가장 가까운 출구를 통해 낙나다. 첫걸음이 잘못되면, 간판이나 길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정보도 적어지며, 점점 실마리가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지도를 보면서 길이 어디까지 맞는지 확인해 가면서 나아가고,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다시 돌아가면 된다. 이런식으로 하면, 길을 잃는 일이 많이 줄어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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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뇌과학의 발전으로 '알기 쉬운 지도'가 생긴다?

 근년에는 뇌를 스캔하는 방법들이 진보하면서, 뇌과학도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간의 이동'과 '뇌'의 관계에 관한 연구 성과도 발표되었다.

 일본 도쿄 의과치과 대학의 '다이라 마사토' 교수팀은 특정 장소에 가려고 할 경우, '경로 지식(어떻게 가면 좋을까 하는 정보)'이 원숭이 대뇌의 특정 신경 세포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 냈다. 이 결과를 통해 뇌 속에 이른바 '자동차 내비게이션'같은 시스템이 있으며, '경로 지식'이 이련의 목록으로 뇌 속에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추측되었다. 연구가 더 진행되면 시각적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밝혀질 것이다. 이것은 훨씬 더 알기 쉬운 지도의 표시 방법 등의 개발로도 이어져, 지도를 보면서 길을 잃는 경우가 줄어들게 될지도 모른다.